'1명 낙마'로 꼬리 자른 靑·與…野 "인사 폭거" 강력 반발

입력 2021-05-13 22:58   수정 2021-05-14 01:21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야당의 반발에도 13일 국회를 통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지명한 지 27일 만이다. 앞서 이날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사퇴 의사를 밝히자 더불어민주당은 “한 명 정도 낙마하는 것으로 인사를 수습하자”며 단독 표결을 강행했다. 민주당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도 단독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인사 폭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단독 표결 강행한 여당
민주당은 이날 오후 7시 본회의를 열고 김부겸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여야 합의 불발로 청문보고서 채택이 이뤄지지 않자 박병석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인준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박 의장은 “다음주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면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동시에 자리에 없는 사태를 국민은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야당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총리 임명동의안을 단독 처리한 건 작년 1월 정세균 전 총리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 두 번째다. 총리 인준과 장관 후보자들의 거취 문제를 연계해온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전원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김 총리 임명동의안을 처리한 뒤 각각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를 열고 임 후보자와 노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도 강행했다. 야당은 “부적격 인사를 억지로 장관 자리에 앉히려 한다”고 반발했지만 여당의 단독 채택을 막지 못했다.
‘도자기 논란’ 박준영은 자진사퇴

앞서 이날 오후 1시께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사퇴했다. 한 명의 자진사퇴를 바탕으로 여당이 나머지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임명을 한꺼번에 밀어붙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저의 문제가 임명권자인 대통령과 해수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원하는 바가 아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청문회까지 마친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건 현 정부 들어 네 번째다. 박 후보자는 배우자가 고가 그릇류 등을 별도의 세관 신고 없이 외국에서 들여와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후보자의 사퇴 배경에 대해 “인사 과정에서 야당과 여당 내부에서 이런저런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한 명 정도의 사퇴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대통령께)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전날 여당 초선의원들이 ‘3인방’ 중 한 명은 낙마시키라는 의견을 공식 발표하고 당 지도부 인사도 청와대에 부적격 의견을 전달하는 등 여당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함께 부적격 논란이 불거진 임 후보자는 여성 후보자라는 점이 고려됐고, 노 후보자는 논란이 상대적으로 덜한 데다 부동산 시장의 빠른 안정을 위해선 임명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박 후보자 사퇴에 대해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불가피하게 물러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후보자도 어려움 끝에 사퇴했고 대통령도 고심 끝에 결정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 분 정도 낙마하는 것으로 문 대통령이 인사를 수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고맙겠다”고 했다.
야당 “오기 인사” 비판
국민의힘이 강력 반발하면서 당분간 정국은 급격히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임명동의안 합의 처리를 두고 회동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여당은 박 후보자 사퇴로 인사 문제를 그만 매듭짓자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부적격 의혹이 제기된 세 명 모두 임명을 철회하는 게 먼저라고 주장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장 밖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덕성을 갖추고 실력이 있는 사람은 충분히 있다”며 “흠결투성이인 사람을 눈감아달라고 하는데 어느 국민이 동의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을 상대로 면담도 요청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 개시가 이뤄지자 “협치 파괴 민주당을 규탄한다”며 “의회 파괴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오기 인사이자 야당을 거부하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고은이/전범진/성상훈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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