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생산 업체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다. 배터리 화재 우려에 따른 리콜 문제와 자동차 업체의 배터리 직접생산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를 매수 타이밍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시장 수급 환경도 좋아지고 있다. 금리 급등 우려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업체들의 실적 개선세와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로의 수급 효과를 고려하면 반등을 준비할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공장 증설이 주가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배터리 반등의 조건은 미국 전기차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 따른 낙수효과 이벤트와 배터리 부문 흑자전환인데, 배터리 대형주들은 하반기에 두 조건을 모두 충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폭스바겐의 차기 전기차 플랫폼에 들어갈 대규모 배터리 발주 이벤트도 있다. 2023~2024년 출시하는 전기차 모델에 탑재될 배터리다.
반면 포스코케미칼의 12개월 선행 PER은 80배로 3개월 전(105배)에 비해 떨어졌지만 국내 2차전지 관련주 가운데 가장 높다. 향후 1년간 실적에 비해 주가가 높게 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공격적인 증설 계획이 주가에 선반영된 결과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은 2023년부터 양극재 예상 생산량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준으로 늘어난다는 점 등이 주가에 반영됐다”며 “증설 계획을 반영했지만 현 주가만 놓고 보면 상대적 고평가”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다만 양극재와 동박 업체들은 실적 개선세가 구조적으로 계속되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더 높아지지 않더라도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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