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암생명과학연구소 "mRNA 신약 후보물질 3년내 발굴"

입력 2021-06-16 17:13   수정 2021-06-17 17:44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목암생명과학연구소가 갖는 위상은 남다르다. 1984년 국내 첫 비영리 민간연구소로 태어나 유행성출혈열 백신(세계 1호), 수두 백신(세계 2호) 개발에 잇따라 성공하는 등 한국 제약사의 빛나는 순간을 여러 차례 만들었기 때문이다. 올 1월 GC녹십자랩셀이 2조900억원을 받고 미국 MSD에 기술 수출한 NK(자연살해)세포치료기술도 목암이 빚은 뒤 넘긴 기술이다.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대표, 전복환 에이치엘비제약 대표, 이현숙 서울대 연구처장 등을 배출하는 등 ‘제약·바이오 사관학교’ 역할도 하고 있다.

이런 목암연구소가 앞으로 집중할 연구개발(R&D) 분야로 ‘메신저리보핵산(mRNA)’을 선택했다. 50명이 넘는 연구인력의 절반가량을 이 분야에 배치해 3년 안에 mRNA를 활용한 희귀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찾기로 했다.
mRNA에 연구원 절반 배치
정재욱 목암연구소 소장(사진)은 16일 기자와 만나 “목암은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2019년 mRNA를 미래 먹거리로 선정했다”며 “암, 감염병, 면역질환 등 목암이 잘하는 분야에 mRNA 기술을 접목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체 연구인력의 절반가량을 mRNA에 배치한 데 이어 추가 충원도 진행 중”이라며 “부족한 부분은 바이오벤처, 학계와 공동연구를 통해 채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목암이 mRNA 분야에서 거두려는 목표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mRNA를 체내에서 보호하는 LNP(지질나노입자)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mRNA는 온도와 화학물질 등 주변 환경에 취약해 몸 안에 들어가면 항체가 형성되기 전에 대부분 사라진다. 정 소장은 “보호막(LNP)이 없으면 mRNA는 무용지물”이라며 “플랫폼 기술인 LNP를 갖추게 되면 mRNA를 활용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는 백신 개발이다. mRNA를 활용하면 독감백신 등 각종 백신의 개발 및 생산속도를 지금보다 앞당길 수 있다고 정 소장은 설명했다. 마지막 목표는 mRNA를 활용한 희귀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개발이다. mRNA 기술을 활용하면 기존 치료제의 효능을 끌어올리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 정 소장은 “2~3년 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5년 내에 전임상 단계까지 개발하는 게 목표”라며 “머지않아 mRNA가 목암의 간판 연구분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mRNA와 함께 항체유도물질인 ARM(Antibody Recruiting Molecule)을 향후 핵심 연구대상으로 꼽았다.
“연구비 아끼지 않겠다”
정 소장은 목암의 역할에 대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씨를 뿌리고 나무를 키우는 것”이라고 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블록버스터 의약품을 내는 데 필요한 선행연구와 기초연구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얘기다.

여기에 드는 돈은 녹십자홀딩스(지분율 8.73%) 배당금과 기술수출로 벌어들이는 로열티, 기업과의 공동연구에 따른 수수료 수입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하지만 순수 민간연구단체이다 보니 언제나 ‘벌이’보다 ‘씀씀이’가 더 크다.

정 소장은 “허일섭 이사장(GC녹십자 회장)은 수시로 ‘연구비 아끼지 말라. 필요하다면 녹십자홀딩스 보유주식을 다 팔아도 좋다’고 말한다”며 “실제 작년 11월에는 녹십자홀딩스 지분 1.06%(190억원어치)를 팔아 연구비 등에 보태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 소장은 GC녹십자 의존도를 점차 낮춰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GC녹십자에 편중됐던 공동 R&D 파트너를 바이오벤처와 대학 등으로 확대해 연구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로열티 및 공동연구 수입에서 녹십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50% 이하로 낮춘다는 구상이다.

글=오상헌/이선아 기자/사진= 김영우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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