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또다른 혁신…"고객이 원하는 좋은 상품만 팔아라"

입력 2021-06-16 17:22   수정 2021-06-24 15:36


미래에셋증권이 다음달부터 자체 기준에 미달하는 펀드 판매를 중단한다. 이 결정에 따라 계열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 가운데 70%가 미래에셋증권 창구에서 사라지게 된다. 이 같은 결정을 주도한 이는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사진)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글로벌 금융회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해외 금융사와도 손을 잡아야 하는데, 백화점식 나열 판매 및 계열사 밀어주기로는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는 게 미래에셋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소비자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금융서비스 그룹을 만드는 출발은 제대로 된 상품을 파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게 박 회장의 소신이다.

판매 방식부터 바꿔야 글로벌 도약
금융지식이 부족한 금융소비자는 증권사 창구에서 펀드에 가입할 때 직원의 권유에 따라 상품을 고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직원에게 “되도록이면 계열사 상품을 권하라”고 교육하는 게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A증권사 직원이라면 같은 금융그룹 내에 있는 A자산운용사가 개발한 펀드를 팔도록 하는 식이다. 이는 펀드 판매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왔다.

박 회장은 평소 이 같은 판매 방식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팔아야 한다”는 지론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지난 1월 미래에셋증권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여러 펀드를 출시했는데 장기적으로는 좋은 게 많았지만 단기적으로 마이너스 손실을 보고 나간 분이 많아 마음에 걸렸다”고 했을 정도로 고객 수익률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펀드 수를 줄이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처럼 1200개가 넘는 펀드를 판매하다 보면 부실이 생기는 상품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라임 사태’ ‘옵티머스 사태’ 등 펀드 판매를 둘러싼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진 것도 박 회장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글로벌 금융사가 되기 위해선 증권사의 상품 판매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는 주변에 “미래에셋은 외국계 회사가 손잡기 가장 좋은 한국 금융사”라며 “투자에 제약이 많은 은행 계열사가 없는 전문 금융투자회사라 다양한 방면으로 제휴가 가능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외국 금융사 상품도 많이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계열사 밀어주기 등은 시대착오적이란 의미다.
“IMA 사업 준비됐다”
미래에셋증권이 판매 방식을 변경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래에셋증권 창구에서 판매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가 396개에서 111개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판매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 비중은 30%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서 사장은 “강화된 상품 심사 기준에 따르면 판매에서 탈락하는 상품도 있겠지만, 약간의 손해는 당연히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운용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기울여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최초로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은 “미래에셋은 IMA도 준비된 회사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허용해주면 충분히 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IMA란 증권사가 원금보장 의무를 지고 고객의 예탁금을 운용해 수익을 내는 통합계좌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금융위원회로부터 발행어음업 최종 인가를 받았다. IMA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이 8조원 이상이어야 하고,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아야 한다. 미래에셋증권(자기자본 9조1000억원)은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두 요건에 모두 해당한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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