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목을 담아내다 취향을 녹여내다…난 노는 그릇이 달라

입력 2021-06-24 16:54   수정 2021-06-25 02:00


“아름다움과 작곡은 우연히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어떤 재료를 썼든 적은 비용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유럽의 3대 도자기 브랜드로 꼽히는 웨지우드 설립자 조사이어 웨지우드는 자신의 도예철학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웨지우드는 ‘유럽 왕실이 사랑한 도예가’다. 그가 제작한 흰색 도자기는 조지 3세의 부인 샬럿 왕비에게 극찬받으며 ‘여왕의 도자기(Queen’s Ware)’라는 명칭을 얻었다. 러시아의 여황제 예카테리나 2세도 그로부터 식기세트 950개를 납품받았다. 그에게 도자기를 주문한 이들은 단순한 식기가 아니라 ‘테이블에 올릴 예술품’을 원했다. 시각적 즐거움과 맛을 음미하는 즐거움을 동시에 누리는, 고차원적 쾌락을 위해 그릇을 끌어들인 것이다.

인류가 그릇을 사용한 것은 약 2만 년 전으로 추정된다. 인류는 불을 써서 요리를 하고 식량을 보존하는 습관을 갖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흙으로 빚은 ‘토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는 더 높은 온도의 열로 구운 뒤 유약을 발라 완성하는 도자기 문화로 이어졌다.

도자기는 오늘날 주로 쓰이는 고급 그릇이다. 고령토, 장석, 석영 등으로 혼합한 원료를 1000도가량의 고온에서 두 번에 걸쳐 굽는다. 이후 색을 입히고 무늬를 넣는 등의 작업을 거쳐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도자기 회사마다 차별화한 기법을 쓰기 때문에 무게와 질감, 색감 등에 차이가 발생한다.

인스타그램에서 ‘그릇스타그램(그릇+인스타그램)’을 검색하면 50만 개에 가까운 해시태그가 뜬다. 현재의 그릇은 단순한 식사 해결 용도가 아니라 취향과 문화를 투영하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유리, 원목, 놋쇠 등 다양한 소재의 그릇이 소비자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유리는 도자기 다음으로 많이 소비되는 그릇의 소재다. 주로 서구권에서 쓰이다가 최근 2~3년 새 국내에서도 유행하기 시작했다. 따뜻한 음식을 선호하는 국내 정서 영향으로 거의 주목받지 못했지만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서구권처럼 찬 음식을 곧잘 먹는 식습관이 자리잡으며 주류로 떠오르는 추세다.

윤희은/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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