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만 뜨면 야동보는 남편, 죽고 싶어요"…암투병 아내의 호소

입력 2021-07-22 13:32   수정 2021-07-22 15:15


투병중인 여성이 이른바 '야동'(야한 동영상)에 병적으로 집착하는 남편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남편이 야동을 봅니다'라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 A 씨는 지난해 3월 부부가 공용으로 사용하는 컴퓨터에서 남편이 저장해 둔 몇백 개의 불법 동영상을 봤다고 설명했다. 몰래 영상을 숨기려 한 남편의 노력이 가상해 '이런 폴더에 저장해 뒀네'라며 웃어넘겼다. 하지만 'BJ'라고 적힌 한 폴더가 신경이 쓰였다고 했다.

호기심을 참지 못한 A 씨는 다음 날 '금단의 폴더'를 열었다. 'BJ' 폴더는 한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방송하는 여성 BJ들의 '벗방'을 직접 녹화해 저장해 둔 곳이었다.

저장 시간을 보니 가관이었다. 야근을 좀 해야겠다며 방에 들어간 시간들에 주로 영상을 녹화했고 주말에는 새벽부터 일어나 영상을 보고 녹화를 한 것으로 추정됐다.

A 씨는 "아침, 저녁으로 열심히도 방송을 봤더라. 내가 친정을 간 날은 BJ와 채팅도 하고 소액이지만 유료 아이템도 쐈더라"라며 분노했다.

A 씨는 더 이상 웃고 넘길 수 없었다. 폴더에 있는 영상을 모두 삭제하고 남편에게 왜 이런 영상을 녹화하는지 물었다.

남편은 지난 2월 암 수술을 받은 A 씨 때문이라고 호소했다. A 씨와 남편은 암 수술을 이유로 부부 관계 횟수가 현저히 줄였다. A 씨 입장에선 당연한 것이었다. 이 기간 동안 남편은 성적 욕구를 달래기 위해 성인물을 시청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암 수술 후 친정에서 A 씨가 몸을 추스르는 동안에도 남편은 '벗방'을 보며 밤을 지새웠다.

A 씨는 "나 때문에 저런 영상을 본다는 남편의 말이 너무도 상처가 됐다. 그래서 남편이 원할 때마다 관계를 가지면 안 보겠지 싶어 원하는 대로 해줬다. 그런데도 보더라"라고 털어놨다.

남편은 '벗방'을 못 보게 하자 핸드폰으로 불법 동영상을 다운 받아 보고 있었다.

A 씨는 "내가 밥하는 동안 이어폰 들고 화장실 가는 남편은 100% 동영상 보러 가는 것"이라며 "화장실에 조금만 오래 있어도 '또 야동 보나'라고 의심하게 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자존감이 떨어진 A 씨는 남편에게 "야동 보는 게 너무 싫으니 제발 보지 말라"고 울며 빌었다고 했다. 남편은 다시는 불법 동영상을 보지 않겠다고 각서까지 썼다.

그럼에도 남편은 여전히 불법 영상을 보고 있었다. A 씨는 "새벽 4시든, 5시든 시간에 상관없이 눈만 뜨면 야동을 본다. 죽고 싶을 정도로 스트레스 받아 이혼하자고 말했다. 또다시 안보겠다고 맹세를 하더라"라고 했다.

A 씨는 "결혼 후 남편 직장 때문에 타지에서 살고 있다. 남편만 믿고 왔는데 이런 모습에 배신감도 들고 너무나 밉다. 아무리 약속을 해도 남편은 여전히 야동을 보고 있다. 이걸로 스트레스 받는 내가 이상한 건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네티즌들은 "암 수술 후 회복 중일 텐데 남편이 원하는 대로 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남편이 성인물 중독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부가 함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성적 영상에 대한 과한 수준의 몰입이 있으면 성적 의존 혹은 성 중독에 해당한다고 입을 모은다. 음란물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당장 영상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이를 어려워한다. 성적 의존은 혼자서 해결하기 힘들기에 이른 시기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방문해 치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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