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1조원까지 불어난 '그리니엄'…지속 가능할까 [김은정의 기업워치]

입력 2021-08-26 08:04   수정 2021-08-26 16:07

≪이 기사는 08월24일(08:2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지속가능 채권 발행 시장이 아직은 불안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관투자가들의 감시와 요구사항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데 채권 보유에 따른 편익은 불분명한 탓이다.

2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올 들어서 지난 7월까지 글로벌 지속가능 채권 발행 규모는 6067억달러(한화로 약 711조524억원)에 달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발행 규모인 4747억달러를 넘어섰다. 글로벌 지속가능 채권이란 녹색 채권, 사회적 채권, 지속가능 채권, 지속가능 연계 채권을 말한다.



지난해 급증한 사회적 채권 발행이 글로벌 지속가능 채권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글로벌 ESG 관련 운용자산 규모가 늘어난 점도 글로벌 지속가능 채권 공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 들어선 지속가능 연계 채권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발행 규모는 100억달러였는데 올 들어서만 7월까지 688억달러를 기록했다. 전체 글로벌 지속가능 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에서 11%로 상승했다. 조달한 자금의 사용처가 환경·사회적 목적의 프로젝트에만 한정되는 다른 글로벌 지속가능 채권과 달리 기업의 탄소배출 저감 목표 등과 연계만 되면 일반적인 운용 자금이나 기존 부채 상환에 자유롭게 사용될 수 있는 이점 덕분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지속가능 채권 발행이 빠르게 늘어난 이유는 투자 수요 확대가 발행 비용 절감으로 이어진 데 있다. 지속가능 채권이 일반 채권보다 발행 금리가 낮게 형성되는, 이른바 그리니엄(그린+프리미엄)이다. 실제 글로벌 지속가능 채권(3.6배)이 일반 채권(2.8배)에 비해 청약 배수가 높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독일의 경우 글로벌 지속가능 채권 발행 금리가 5년물의 경우 0.07%포인트, 10년물의 경우 0.04%포인트의 그리니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국제금융센터는 ESG 이슈가 채권 시장의 새로운 투자 지침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가이드라인이 점차 엄격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업이 실제로 환경에 위해 되는 물질을 배출하면서 일부 프로젝트의 녹색 이미지를 홍보하는 그린워싱이 문제점으로 부상하면서 지속가능 채권 발행 전과 후에 엄격한 조건을 요구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자본시장부장은 "글로벌 지속가능 채권 발행 증가와 함께 유통 시장 거래량도 개선되겠지만 아직은 유동성, 가격 변동성, 신용 리스크 측면에서 일반 채권 시장에 비해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유럽연합(EU)의 분류 체계가 아직 복잡하고 상세 내용이 결여돼 있어 채권 발행자에 혼선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U의 분류 체계가 바뀌면 일부는 기존 녹색 채권 지위를 잃을 가능성도 있으며, 일부 업종은 지속가능 채권 발행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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