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치엘비, 지트리비앤티 인수…신약 개발·백신 유통 다 잡는다

입력 2021-09-13 17:07   수정 2021-09-14 01:29

에이치엘비그룹이 신약 개발 바이오벤처 지트리비앤티를 인수한다. 지트리비앤티가 보유한 국내 백신 전용 저온유통(콜드체인) 시스템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치엘비그룹은 불과 한 달 전 베트남 제약사 나노젠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글로벌 판권을 인수키로 한 데 이어 국내 유통망까지 확보하며 속도전을 펴고 있다.


에이치엘비그룹은 13일 “넥스트사이언스와 에이치엘비, 에이치엘비제약 등 6개 그룹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트리비앤티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지트리비앤티는 에이치엘비 계열사를 대상으로 4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5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을 추진하기로 했다. 에이치엘비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넥스트사이언스가 가장 많은 5.08%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지트리비앤티는 다음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에이치엘비 측이 추천하는 등기임원을 선임할 예정이다.

에이치엘비그룹의 지트리비앤티 인수는 코로나19 백신 사업 밸류체인 구축 차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트리비앤티는 국내 백신 콜드체인 시스템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을 전국에 유통하고 있다. 2018년 백신 유통전문회사인 와이에스팜을 인수하면서 관련 시설을 확보했다.

기술은 이미 확보했다. 에이치엘비는 지난달 베트남 제약사 나노젠의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박스’의 글로벌 권리를 인수하기로 했다. 양측은 당시 베트남·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를 제외한 글로벌 판권 계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고 오는 11월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에이치엘비 측은 “국내 코로나19 백신 사업을 위한 기술(나노젠)과 유통(지트리비앤티) 역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진양곤 에이치엘비그룹 회장은 “지트리비앤티는 콜드체인 사업에서 매출을 내면서 탄탄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며 “에이치엘비가 확보한 백신 파이프라인이 국내에 도입되면 국내 유통에 대해 지트리비앤티의 콜드체인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치엘비가 글로벌 판권을 확보한 단백질 재조합 방식 코로나19 백신인 나노코박스는 현재 베트남에서 임상 3상 중이다. 1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3a상은 2차 투여를 끝내고 데이터 분석까지 마쳤다. 임상 2상과 3a상 결과를 근거로 나노젠 측은 베트남 당국에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했고 현재 추가 서류 작업 중이다. 1만2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3b상은 최근 2차 투여를 마쳤다. 업계는 이르면 이달 중 베트남에서 긴급사용승인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상 3상이 완료되는 대로 세계보건기구(WHO)에 정식 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남은 퍼즐은 생산이다. 진 회장은 “복수의 국내 위탁생산(CMO) 업체들과 협의 중”이라고 했다. 백신 글로벌 판권 확보(8월)와 유통망 확보(9월)가 빠르게 진행된 만큼 나노코박스 CMO 계약도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안구건조증 치료제(RGN-259)의 미국 임상 실패로 어려움을 겪던 지트리비앤티로서도 돌파구가 확보됐다. 지트리비앤티는 지난 3월 주요 파이프라인인 안구건조증 치료제가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기업가치가 급락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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