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암호화폐 파괴 못해…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

입력 2021-09-29 11:24   수정 2021-09-29 11:26


미국 전기차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미 정부는 암호화폐를 규제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경제매체인 CNBC 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날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미 정부의 규제 필요성을 질문받고 "나는 '아무것도 하지 말라'라고 말하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정부가 암호화폐의 발전 속도를 늦출 수는 있겠지만 "암호화폐 파괴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고도 말했다.

머스크의 이날 발언은 중국의 암호화폐 규제가 강화되고 미국도 규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전날 암호화폐를 거래할 수 있는 곳이 수백 곳에 이르고 또 수천 종류의 토큰이 있다면서 "그것들이 규제 영역 밖에 있으면 끝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그동안 테슬라의 비트코인 보유 사실 등을 밝히며 비트코인과 도지코인 등을 띄워왔다. 지난 7월에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을 개인적으로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의 브라이언 브룩스 전 CEO는 중국 정부가 강력한 암호화폐 단속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으로 암호화폐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일시적인 충격이며, 곧 평형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호사 출신인 그는 과거 미국 암호화폐거래소인 코인베이스의 최고법무책임자를 지냈으며 미국 통화감독청(OCC) 청장도 역임했다.

브룩스 전 CEO는 29일 세계경제연구원이 진행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를 향한 부정적인 시각은 주지의 사실이고, 이번 제한이 가장 심각하긴 하지만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의 암호화폐 가격 하락세는 다시 평형을 찾을 것이고 비트코인 채굴은 중국을 떠나 노르웨이나 더 싼 전기 가격을 누릴 수 있는 국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개인이 전자지갑(월렛)에 저금해놓고 직접 거래할 수 있기에 어디든 내가 원하면 보낼 수 있고, 금융기관을 통해서만 보내지 않는다"며 장기 암호화폐 수급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브룩스 전 CEO는 아직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은 국제 암호화폐 조세 법칙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조세정책 합의를 두고 국가 간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선진국은 어떻게든 이 문제에 우선권을 가져서 조세정책을 휘두르고 싶어할 것이고, 일부 국가는 규제를 자제하자고 할 것"이라며 "국가 간 알력 다툼이 있을 수 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날 선 토론이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브룩스 전 CEO는 '화폐'라는 이름에 집중하면 가격 변동성이 무조건 위험하다는 인식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암호화폐는 화폐라기보다 '인터넷에서 거래하는 주식'에 가깝다고 했다. 그는 "암호화폐는 통화나 법정화폐의 기능을 하려는 게 아니라, 제일 중요한 것은 인터넷을 탈중앙화하려는 목적이 있다"며 "암호화폐는 기존 소수 대기업 독점의 인터넷에 대응할 수 있는 '연산력'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보상'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브룩스 전 CEO는 암호화폐 시장 규제에는 근본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텔레비전을 규제할 때는 주파수 설정을 위한 규제가 필요했지만, 유튜브 시대로 와서는 모두가 방송이 가능해졌고 TV 방송 자격이 없다고 유튜브 방송을 못 하는 건 아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암호화폐도 이전 방식으로 규제하기 어려운 유튜브와 유사한 특성이 있다"며 "기존의 규제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세계 곳곳에서 '규제 리스크'가 강해지는 가운데 이달 들어 비트코인 가격은 10% 넘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28일(현지시간) "9월 한 달간 비트코인이 약 12% 하락해 상승 모멘텀이 무너졌으며, 이는 지난 5월 이후 최악의 성적"이라고 분석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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