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조달박람회 中企 450곳 참가…"수출 계약 100만弗 넘을듯"

입력 2021-09-29 17:13   수정 2021-09-30 01:53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상하수도 기자재를 공급하는 등 나라장터가 국내 매출의 50% 정도를 차지합니다. 엑스포를 통해 민간 건설사와 엔지니어링 업체 실무자들을 만나면서 판로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29일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2021’이 열린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만난 박상민 삼진정밀 영업부문 팀장은 “전시회 기간 내내 미팅 일정이 빡빡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진정밀은 상하수도 밸브 제조업체다. 상하수도 밸브 매출이 꾸준한 가운데 석유화학플랜트 및 발전소 등에 들어가는 특수밸브 사업으로 확장을 추진해왔지만 영업망을 넓히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나라장터 엑스포에 참가하면서 특수밸브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는 얘기다.

이날부터 내달 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국내 최대 공공조달 전시회라는 명성에 걸맞게 전시장 곳곳이 참관객으로 종일 북적였다.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는 조달청이 선정한 우수 중소기업 제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내 유일의 조달 전시회다.
역대 최대 규모
조달청 경기도 고양시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하고 정부조달우수제품협회가 주관하며,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이번 전시회는 2000년 시작해 올해로 21회를 맞았다. 올해 행사는 우수 조달기업 450개(858개 부스)가 참가하고 바이어 및 조달기관 관계자 2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대거 참석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다. 기존 역대 최다 규모였던 2019년(440개)보다 참가 기업이 더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우수한 기술력에도 시장 진출 기회가 적었던 혁신 제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특히 올해는 인공지능(AI) 기반 민원 안내, 무인 청소차 등 첨단 신기술 제품 개발사들이 공공조달 수요를 노리고 전시회에 적극 참여했다는 평가다. 창업벤처관에 자리잡은 ‘핫마인3D’가 대표적이다. 이 업체는 직접 설계한 3D프린터를 국내 학교 및 공공기관 등에 납품하고 있다. 김성호 핫마인3D 대표는 “100% 국산 기술로 조달청의 성능시험 검사 인증을 획득했다”며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문의가 오는 등 판로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외 바이어와는 화상 미팅
참관객의 눈길을 끄는 여러 아이디어 제품이 전시회 개막 첫날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혁신성장관에 부스를 마련한 제조업체 세이인은 폭이 좁은 장소에 자동문을 설치할 수 있는 ‘오토발란스 도어’ 기술을 선보여 좋은 평가를 얻었다. 로봇 제어기술로 접이식 문을 설치함으로써 자동문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공간을 최소화하는 게 이 회사의 강점이다. 백진기 세이인 대표는 “장애인용 화장실 문 등 공공시설에 먼저 설치한 후 상업용 공간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선 K방역관, 디지털서비스관 등 기존에 없던 전시관들도 새로 들어섰다. K방역관은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방역 및 바이러스 진단 등을 할 수 있는 혁신 제품이 출품됐다. 의료진용 방호복을 만드는 스텀프코리아의 정명훈 대표는 “최근 2년 동안 120억원 규모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며 “엑스포를 계기로 수출 물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시관 안쪽에는 스텀프코리아처럼 수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을 위한 상담장도 마련됐다. 이곳에선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미국 칠레 등 17개국에서 45명의 바이어가 참가하는 온라인 화상 상담이 진행됐다. 조달청 해외 조달 네트워크를 활용해 바이어를 초청하고 우수 조달기업과 1 대 1 형식의 상담이 사전에 준비된 데 따른 것이다. 조달청은 이번 엑스포 행사에서만 참가 기업의 신규 수출 계약 규모가 10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정우 조달청장은 이날 전시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으려면 제품의 혁신성과 함께 정부 차원의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나라장터 엑스포가 국내 중소기업 혁신 제품의 판로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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