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가 술자리 내기로 내줬던 당구채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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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1-23 15:38   수정 2021-11-23 15:39

헤밍웨이가 술자리 내기로 내줬던 당구채 '경매'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가 술자리 내기에서 져 남에게 내줬던 당구채가 사후 60년 만에 경매로 나오게 됐다.

23일(한국시간)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헤밍웨이의 애장품이었던 해당 당구채가 다음 달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카타니아에서 경매에 오르게 됐다.

‘아르트 라 로사’의 주관으로 진행되는 경매에서 헤밍웨이의 당구채 3만 5000유로(약 4700만 원)로 시작된다.

해당 당구채의 역사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8년, 헤밍웨이가 당시 이탈리아 북부 마조레 호수 근처에서 지낼 때로 올라간다. 당시 헤밍웨이는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시다가 우연히 현지에서 일하고 있는 약사인 아르날도 잠페레티를 만났다.

잠페레티는 2차 대전에 참전했던 용사로 헤밍웨이와 밤을 새워가며 전쟁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구가 됐다. 헤밍웨이는 육군 상사 출신으로 일생 몰두했던 주제 중 하나가 전쟁이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둘은 다음날 열리는 미인대회 얘기를 하다가 즉석에서 내기를 했다. 잠페레티의 누이가 미인대회 '미스 이탈리아'에 출전한 가운데 헤밍웨이는 그의 누이가 우승할 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정작 잠페레티는 자신의 누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내기를 걸었다.

결국 헤밍웨이는 내기에서 지는 사람이 술값을 계산하기로 하고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접이식 당구채를 덤으로 내걸었다. 실제 열린 미스 이탈리아 대회에서는 잠페레티가 예상한 모델 출신 참가자가 우승했고, 내기에 진 헤밍웨이는 당구채를 넘겨줬다.

결국 헤밍웨이는 '내 젊은 친구 아르날도에게, 그의 아름다운 누이 오르넬라에게 경의를 표하며'라고 당구채와 함께 쓴 쪽지도 건넸다.

잠페레티는 사망 전까지 헤밍웨이의 당구채를 보물로 여겼다고 그의 아들이 밝혔다.

한편 헤밍웨이는 기자 출신의 미국인 소설가로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적십자 요원으로 참가했다. 해당 경험을 바탕으로 고전 명작 '무기여 잘 있거라'를 집필했다. 그는 '노인과 바다'로 퓰리처 상과 노벨 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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