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주 좇던 시기 끝났다…'돈 버는 가치주'에 주목하라

입력 2022-01-14 17:17   수정 2022-01-14 23:36

“진짜 지옥 같은 새해 벽두를 보내셨을 겁니다.”

펀드매니저 A씨는 ‘1월 효과’는커녕 코스피 2900선마저 위태로울 정도였던 새해 증시를 겪은 투자자들을 이렇게 위로했다. 새해 증시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대차대조표 축소’ 소식으로 급락했다.

A씨도 ‘Fed가 진짜 마음먹고 칼을 뺐구나’라고 느꼈다고 했다. 돈을 풀고 있는 양을 줄이는 테이퍼링과 달리 대차대조표 축소는 아예 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보유 중인 채권의 만기가 되면 재투자하지 않고 그대로 돈을 회수함으로써 유동성을 흡수하는 식이다. 물가 상승세가 시쳇말로 ‘장난이 아닌’ 상황이라 Fed도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고 판단해 대차대조표 축소를 선택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은 요동쳤다. 투기적 포지션의 자산은 가격이 급락했다. 성장주와 암호화폐 가격이 힘없이 주저앉았다.

Fed발 악재에 더해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증시에 부담이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증시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달할 전망인데 그 돈이 모두 증시 밖에서 새로 들어오는 게 아니므로 투자자들이 LG에너지솔루션에 배정할 자금을 마련하느라 기존 보유 종목을 매도하면서 시장을 짓눌렀다”고 전했다.

주저앉았던 시장은 지난 12일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대차대조표 축소는 하반기에 고려할 수 있다”는 발언이 전해지면서 되살아났다. 시장의 예상보다 시행 시기가 늦어져 안도랠리가 나타난 것. 하지만 14일엔 Fed의 금리인상 우려로 다시 주저앉았다.

새해 벽두 시장 급락과 안도랠리, 곧바로 다시 하락을 겪으며 투자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상황에서 다시 한 번 분명해진 사실도 있다. Fed가 금융시장의 충격을 막으면서 긴축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점이다.

A씨는 “Fed는 인플레를 잡으면서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하는 게 목표”라며 “시장의 반응을 보면서 속도조절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금리가 오르는 것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며 두 가지 사실을 유념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첫째 멀티플 수백 배에도 불구하고 미친 듯이 매수하던 시절은 끝났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성장성 높은 종목만 좇아선 안 된다는 얘기다. 시장 금리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금리 수준을 상쇄시킬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벌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둘째 인플레나 경제회복기에 오를 수 있는 종목으로 시장의 관심 대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종목들은 성장하면서 이익을 낸다는 의미에서 ‘건실한 가치주’라고 명명할 수 있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는 “1년 전만 해도 ‘가치주를 가지고 있어봤자 뭐해’라는 분위기가 강했지만 지금은 보유 자산으로 인플레에 대응할 수 있는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이 각광받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 종목 중 하나로 현대차를 꼽았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데 주가수익비율(PER)은 10배가 안 되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배가 안 된다는 것이다. 거기다 웬만한 신차는 1년을 기다려야 살 수 있을 정도로 차가 없어서 난리들이니 차를 할인해 팔 일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함께 삼성전자, 포스코,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도 건실한 가치주에 해당한다고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앞으로 Fed가 속도를 조절하면서 유동성을 줄여가는 동안 시장은 계속해서 Fed의 메시지를 주시할 것이다. 그 때문에 시장은 자주 큰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 그런 변동성을 견디려면 과도한 성장주 투자를 경계하고 ‘건실한 가치주 찾기’에 집중해보면 좋을 듯싶다.

장경영 한경 생애설계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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