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칭찬받으려 온 것 아냐, 모욕 말라"…한국 의용군 호소

입력 2022-03-27 15:38   수정 2022-03-27 16:4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국제 의용군에 자원한 대한민국 국적의 남성이 참전 목적 등 구체적인 심경을 밝혔다.

27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본인을 우크라이나 국제 의용군이라고 소개한 A 씨의 글이 올라왔다. A 씨는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다른 국적의 의용군들과 촬영한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A 씨는 "이 글은 의용군에 간 한국인들을 마치 인기몰이를 위해, 혹은 영웅심리 따위에 가득 차 우크라이나에 간 사람들이라고 모욕해왔던 분들에게 우리들의 신념을 알려주기 위해 작성했다"고 운을 뗐다.

A 씨는 먼저 참전 목적과 관련해 "과거 대한민국은 북한과 이를 지원하는 중공, 소비에트라는 공산주의, 권위주의 세력에게 침략당했으며 국가 자체가 멸망할 위기 속에서 수많은 자유 진영 국가들의 군인들이 알지도 못하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위해 뜨거운 피를 흘리며 싸웠다"며 "그들도 누군가의 아들이거나 자연인 혹은 친구였을 것이다. 그런데도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한반도에 와서 싸웠다"고 했다.

그는 "현재에 이르러 과거 우리나라와 같은 상황에 부닥친 우크라이나가 권위주의의 러시아에 침략당했다"며 "비록 우크라이나는 과거 우리의 적이었던 소비에트 연방의 일원이라 할 수 있으나, 그들은 독립하고 국민들과 정부가 자유민주주의를 말하며 과거 우리와 같이 자유 진영에 들어오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과거 UN 아래 수많은 국가의 도움을 받았던 나라의 한 명의 국민으로서, 우크라이나는 우리를 돕지 않았지만 한반도에 묻혀있는 외국의 무명 영웅들이 아무런 보상도 바라지 않고 희생했듯이 역겨운 침략에 맞서 싸우고 싶었다"고 했다.

A 씨는 만약 포로로 잡힐 경우, 자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대한민국 국적의 의용군이 포로로 잡힐 경우 이들을 빼내오는 데 많은 국력이 소모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자결'로 응답한 것이다. 그는 "수치스럽게 살 바에 차라리 자결하겠다. 만약 자결을 못 한다면 대한민국 국적을 스스로 포기하겠다. 우크라이나인으로서 포로로 살겠다"고 했다.

외교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는 공산주의도, 권위주의 국가도 아닌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또한 우리는 자유 진영으로부터 6·25 때 도움을 받았으며, 우리의 적은 중공, 러시아, 북한"이라며 "누군가는 광해의 중립 외교를 말하거나, 우리나라는 싸우면 안 된다고 하며 국제 정세에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이어 "정치에 정답은 없으며,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틀렸다거나 정답이라고 할 수 없으며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전쟁으로 세계는 다시 냉전 시대의 세력 구도를 만들고 있고 우리 대한민국도 선택해야 할 상황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A 씨는 "의용군에 대해 한국에선 유독 비판과 비난을 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비록 칭찬받기 위해, 인정받기 위해 온 것은 아니지만, 간혹 모욕적인 말과 댓글들을 봤다"며 "우리는 죽음을 무릅쓰고 우크라이나에 왔으며, 사리사욕과 인기를 얻기 위해 온 것이 아니다. 한 사람을 살리는 것은 세상을 구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이곳에서 임무에 임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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