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제강지주는 연결 기준 올 1분기 매출 9161억원, 영업이익 1110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7%, 200.4% 증가했다. 북미 지역 석유·가스산업 호황에 따라 에너지용 강관 수요가 급증한 덕을 톡톡히 봤다.
강관은 진입장벽이 낮아 국내외 업체가 난립하는 공급 과잉 시장이다. 이 때문에 세아제강지주의 연간 영업이익은 2015년 이후 한 차례도 1000억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글로벌 에너지프로젝트가 활발해지면서 강관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해 창사 이후 최대인 298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또 다른 지주사인 세아홀딩스는 1분기 매출 1조6665억원, 영업이익 617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6%, 31.8% 늘었다. 세아베스틸은 자동차, 기계 부품에 주로 사용되는 국내 특수강 시장의 4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전방산업 호조로 판매 실적이 계속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아홀딩스는 작년 308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2011년(3482억원) 후 10년 만에 3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룹의 ‘쌍두마차’ 격인 이태성·이주성 사장은 1978년생으로 지난해 말 정기인사에서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했다. 부사장에 오른 지 4년 만이었다.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지만 두 사람 앞에 놓인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외형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산 기준 경영계 순위에서 세아그룹은 지난해 46위에서 올해 45위로 1계단 올랐지만, 2016년(38위)과 비교하면 하락했다. 30위권에 재진입하기 위해선 인수합병(M&A)이나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아그룹은 해상 풍력발전과 전기자동차 모터 등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세아제강지주는 영국에 4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 모노파일 생산공장을 건립 중이다. 탄소 포집·저장(CCS) 프로젝트도 또 다른 타깃 시장이다. 세아홀딩스는 세아베스틸을 앞세워 해상풍력 발전기와 전기차 모터에 들어가는 특수강 소재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두 지주사가 작년부터 나란히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주가는 딴판이다. 세아제강지주의 주력 자회사인 세아제강은 19일 17만8500원에 장을 마쳤다. 주당 8만원대이던 올초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이에 비해 세아베스틸지주의 이날 종가는 1만7050원으로, 3만원대 중반이던 1년 전 대비 반토막 났다. 올초 물적분할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아베스틸은 지난달 1일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세아베스틸지주(존속법인)와 특수강 사업회사인 세아베스틸(신설법인)로 물적분할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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