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음악의 힘

입력 2022-06-09 17:42   수정 2022-06-10 00:09

나는 음악을 좋아하고 가끔 듣기도 한다. 혼자일 때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 멘델스존이나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같은 것을 듣고 있노라면 뼛속까지 짜릿해지고 정신이 맑아지고 깨끗해진다. 스트레스와 세속에 오염된 마음의 때가 씻겨 나가는 느낌이다. 사람은 가끔 이렇게 자기 내면을 성찰하면서 마음의 때를 벗겨내는 게 필요하다.

우리 또래 치고 음악을 좀 좋아했다고 하면 청소년기에 종로의 르네상스나 명동의 돌체에 안 가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인생의 모든 고민은 혼자 다 짊어진 것 같은 표정으로 음악에 심취하던 그 시절이 문득 그리워지기도 한다.

나는 평생 공직생활을 한 사람이다. 좋아했던 음악이니 문학이니 하는 예술적 환경과는 거리가 좀 멀다. 공직사회란 수직적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딱딱하고 경직되기 쉬운 곳이다. 특히 내가 속했던 곳은 다른 분야보다 조금 더한 곳이었다. 언제 한 번은 바쁜 틈을 내서 아내와 함께 음악회에 갔는데 거기서 만난 친구에게 “너도 이런 데 오니?” 하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그 친구는 지금도 내 아내의 눈 밖에 났다.

그래서 이런 환경에서도 교양을 넓히고 유연성을 잃지 않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편이다. 음악회도 가고 좋은 시도 외우고 고전도 더러 읽었다.

대사 시절에는 문화외교에 관심을 많이 뒀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씨와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의 일본 공연은 대성황이었다. 쇼팽 콩쿠르에서 1등 한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그 첫 공연을 일본 도쿄에서 한 일이 있다. 한국 사람인데 그 영광스러운 첫 공연을 왜 일본에서 하나 하고 퍽 서운하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일본의 NHK가 미리 계약을 맺어 누구든지 그 콩쿠르에서 1등 한 자는 제일 먼저 NHK와 협연하게 돼 있었다고 한다. 이런 것도 일본이 한발 앞서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인가 신문에서 본 기사인데 경마에 참여하는 말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들려주면 경기 성적이 훨씬 좋게 나온다고 했다. 동물들도 좋은 음악을 들으면 활력을 얻고 스트레스가 감소하기 때문일 것이다.

동물도 이러한데 하물며 사람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정서적 여유와 문화를 향유하면서 느끼는 감동이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만들고 실제적인 근육 이완이나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고 나는 믿는다. 또한 우리의 영혼을 정결하게 하여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좋은 음악을 듣고 노래를 합창하고 시를 암송하며 그림을 그리자. 어디에서나 인간에겐 예술이 필요하다. 예술을 모든 생활에 접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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