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가 낳은 신생아 봉투에 유기한 20대 산모 집행유예 "왜?"

입력 2022-08-16 18:59   수정 2022-08-16 19:00


자신이 낳은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쓰레기 봉투에 담아 유기한 발달장애 20대 산모에게 재판부가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16일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1단독(부장판사 백주연)은 영아살해,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23)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60시간의 사회봉사와 5년 동안 아동 관련기관의 운영· 취업·사실상 노무 제공의 금지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27일 오전 5시30분쯤 전남 여수의 자택 화장실에서 낳은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그는 부모와 남자친구 등에게 미혼인 상태로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이 알려질까 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당시 신생아를 바지로 싸서 쓰레기봉투에 담은 뒤 집안 내부 특정 공간에 유기했으며 함께 사는 친구로부터 악취가 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원치 않은 임신과 출산으로 괴로워하다가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어떤 경우에라도 포기할 수 없고 절대적으로 보호돼야 하는 가치다"라며 "피고인은 갓난아기인 피해자의 목 부위를 눌러 사망에 이르게 했을 뿐만 아니라 사체를 유기했다. 그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은 지적 능력이 실생활 연령에 비해 상당히 지연된 전반 발달장애 상태인 점, 홀로 분만을 하고 극도의 신체적 탈진과 정신적 흥분상태에서 두려움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 범죄 전력이 전혀 없는 초범이며 수사기관에서 자신의 범행 사실을 시인한 후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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