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1000만 시대…가전업계 "작아야 산다"

입력 2022-09-14 17:28   수정 2022-09-15 23:25


‘작고 가볍다.’ 올 들어 가전업계가 선보인 신제품의 공통점이다. 1인 가구가 전체의 40%를 넘어서면서 나타나고 있는 변화다. 최근엔 ‘라이프스타일 가전’이라는 제품군까지 생겨났다. 인구 트렌드 변화가 가전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인 가구 연구 활발
1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생활가전 상품 기획 단계에서 소형화 경량화를 강조하고 있다. 올 들어 1인 가구 등을 겨냥해 출시된 소형 생활가전 제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가량 늘었다. 기능은 유지하되 크기나 용량을 대폭 줄이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1인 가구가 쓰기엔 커서 못 사겠다’는 불평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인 가구는 어떤 가전을 원하고 어떻게 소비할까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공유한다”며 “4~5년 전만 해도 ‘논외’이던 1인 가구가 핵심 소비자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1인 가구를 위한 선택지가 아예 없던 에어컨이나 식기세척기까지도 소형화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 SK매직은 소형 식기세척기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1인 가구나 개별 냉방이 필요한 이들을 겨냥한 창문형 에어컨은 올해 가전업계 히트 제품으로 꼽힌다. 하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1~5월 창문형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많았다.

생활가전업계가 비즈니스 전략을 수정하고 있는 것은 1인 가구가 예상보다 빨리 늘어나고 있어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주민등록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은 40.3%(946만1695가구)였다. 2020년(33.3%)보다 늘어 역대 처음으로 1인 가구 비중이 40%를 넘었다.

LG전자 관계자는 “1~2인 가구 비중이 늘어나는 데 따라 제품 판매 대상으로도 소규모 가구를 주목하고 있다”며 “소형 프리미엄 가전 제품군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지난 3월 크기와 가격을 낮춘 식물재배기 ‘틔운 미니’(사진)를 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틔운 미니의 재배량은 LG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틔운의 6분의 1 수준이다.
◆이색 제품·서비스 발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홈 서비스 강화에 힘을 쏟는 것도 인구 감소 및 가구 변화에 따른 대응 차원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홈’, LG전자는 ‘LG씽큐 앱’으로 스마트홈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집안일을 혼자서 도맡아 해야 하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현상을 감안했다. 요리 레시피가 자동으로 인덕션과 전자레인지에 전송되는 것은 기본이다. 실내운동 모드를 선택하면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전원이 켜지고, 조명 밝기도 조절되는 식이다.


1인 가구를 겨냥한 기능이나 서비스에 대한 연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위니아는 올해 출시한 딤채에 막걸리 숙성 모드를 장착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집에서 술을 담가 먹는 게 유행한다는 점에 착안한 기능이다. 위니아 관계자는 “1인 가구의 눈길을 사로잡을 제품을 발굴하는 게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영상을 보면서 다른 시청자와 소통할 수 있는 ‘라이브 채팅’ 서비스를 오는 11월 출시할 계획이다. 라이브 채팅은 홀로 TV를 보는 1인 가구가 지인들과 소통하면서 스포츠게임이나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준비한 서비스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화 경량화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프리미엄 제품이나 서비스가 한층 더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은/박신영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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