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미분양에 중견건설사 '재무 리스크'

입력 2022-09-16 17:38   수정 2022-09-26 19:12


한신공영 아이에스동서 등 중신용도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둔화에 좌불안석이다. 대구 울산 등 미분양이 집중된 위험 지역에 사업장이 몰린 데다 토지 확보에서 시공까지 모두 맡는 자체사업이 많아 부동산시장 침체에 따른 주택 익스포저(위험 노출액)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16일 한국신용평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신공영과 아이에스동서의 전체 사업장 중 위험 지역 비중이 30%를 넘고 있다. 금융권에선 주택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가 맞물려 미분양이 급증하고 있는 대구 울산 경북 전남을 ‘위험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올 7월 기준 대구와 경북의 미분양 주택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7523가구와 6517가구다. 선분양이 대부분인 국내 주택사업의 특성상 분양 경기 하강은 건설사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운전자금 증가로 현금흐름이 악화하고, 수익성까지 훼손될 수 있어서다.

여기에 한신공영과 아이에스동서는 자체사업 비중이 큰 편이다. 대형 건설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브랜드 인지도 탓에 재건축·재개발 등의 정비사업 수주에 한계가 있어 자체사업 비중을 늘려왔다. 자체사업은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시행 이익까지 확보할 수 있지만 분양이 저조하면 손실을 그대로 떠안아야 해 위험도가 높다.

한신공영은 기존 공공사업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2017년 이후 자체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웠다. 전체 매출에서 자체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를 넘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수요자의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하면서 자체사업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말 분양에 나선 자체사업장 포항한신더휴펜타시티가 대표적이다. 2192가구 대단지 아파트지만 미분양 물량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분양 당시 일반공급 2158가구 모집에 신청자는 808명에 그쳤다. 13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미분양 물량이 발생했다. 이후엔 청약 포기 물량까지 더해졌다.

자체사업이 흔들리면서 수익성은 쪼그라들고 부채는 늘고 있다. 연간 7~10%대를 유지하던 영업이익률은 올 상반기 3.37%로 곤두박질쳤다. 자체사업을 추진하면서 용지 관련 자금 소요가 커져 차입금은 올 상반기 말 기준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한신공영은 포항 외에도 대구 노곡동, 충남 아산 권곡동에서 자체사업을 하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진행 중이거나 예정인 자체사업장의 상당수가 대구 울산 경북에 집중돼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말 분양을 시작한 울산덕하에일린의뜰 2차는 저조한 초기 분양 실적에 고전했다. 다음달엔 울산 야음동에서 울산호수공원에일린의뜰을 분양할 계획이다. 경북 경산 중산지구에서도 자체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방 익스포저가 높아 분양 경기 둔화에 따른 미분양 위험으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최근 아이에스동서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4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들 중견건설사의 재무 위험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주택 매매 가격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분양가가 뛰면서 위험지역의 주택 경기는 더 나빠지고 있어서다.

전지훈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분양 익스포저가 크고 경기 대응 능력이 낮은 중견건설사의 신용도 하락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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