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세계 진출하려면 이들부터 만나라"…亞 대표 투자자의 조언 [긱스]

입력 2022-10-20 14:12   수정 2022-10-24 08:28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편집자주 버텍스홀딩스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 산하 벤처캐피털(VC)입니다. 운용자산(AUM)은 60억달러(약 7조7000억원)에 이릅니다. ‘동남아판 우버’인 그랩을 비롯해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 기업 사이버아크, 중국 공유자전거 기업 모바이크 등 세계 200개가 넘는 회사에 투자했습니다.

지난 4월엔 국내 최대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의 시리즈 D 투자 라운드에 참여하며 국내 스타트업 투자 포문을 열었습니다. 1000만달러(약 120억원)를 베팅했습니다.

버텍스홀딩스를 이끄는 추아 키락 CEO가 긱스에 해외 무대 진출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을 향한 조언을 건넸습니다.




스타트업은 거의 전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파괴적 혁신의 동의어입니다. 스타트업은 신속한 디지털화와 다양한 연결을 통해 빠른 속도로 제품을 혁신하고 회사를 글로벌 수준으로 키워냅니다. 그 결과 한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의 스타트업들이 이제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하고 해외 진출을 꿈꾸고 있습니다.

혁신과 기술을 선도하는 한국에는 23개가 넘는 유니콘과 수백 개의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있습니다. 2021년 한국의 벤처투자는 64억달러를 넘어 전년 대비 78% 증가했습니다. 서울은 올해 35억달러의 스타트업 투자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스타트업 지놈(Startup Genome)이 선정한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에서 10대 도시에 진입했습니다.

한국 스타트업들은 국내 수요와 풍부한 지원책 덕분에 내수 시장에 주력해왔습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들은 지금까지 두드리지 않았던 해외에서도 기회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지만, 많은 스타트업들이 경험 부족으로 해외에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시장과 네트워크, 투자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적 성공을 꿈꾸는 한국 스타트업은 글로벌 벤처캐피털(VC)과 협력하는 게 필요합니다. 글로벌 VC는 폭넓은 네트워크와 깊은 전문 지식으로 글로벌 성공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글로벌 확장이라는 도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활기찬 스타트업 생태계 중 하나를 구축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 스타트업 플랫폼과 세금 및 규제 환경, 외국 인재와 기업 유치를 위한 프로그램 등이 한국을 스타트업의 선도적인 허브로 이끌었습니다. 이제 눈을 바깥으로 돌려야 할 때인데, 해외로 진출하는 데는 누군가의 안내와 지원이 필요합니다.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확장을 가로막는 다른 장애물은 언어입니다. 국제 비즈니스에서는 영어가 공용어인데 한국에서는 거의 한국어만 씁니다. 스타트업들은 또 해외의 문화적 규범에 약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한국 스타트업들은 아세안 지역, 특히 베트남에 많이 진출했습니다. 베트남은 지리적 접근성과 큰 시장,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는 곳입니다. 그러나 더 멀리 나가는 건 여전히 어렵습니다. 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해외 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고 있지만, 여기에 참여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수는 제한적입니다.
글로벌 VC의 도전
좋은 VC는 단순 자금 공급원을 넘어서 스타트업의 후원자이자 멘토, 지지자여야 합니다. 글로벌 VC는 다양한 시장에서 구축된 네트워크에 영역별 전문성까지 갖추고 있어 글로벌 시장을 꿈꾸는 한국 스타트업들을 위해 길을 닦을 수 있습니다.

버텍스의 경우, 초기 단계 기업들이 다음 성장 단계로 진입하면 버텍스 성장팀이 5개의 펀드가 있는 버텍스 네트워크 안에서 어떤 글로벌 기회가 있는지 검토합니다. 여러 독립된 팀들은 해당 기업이 투자와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협업 체제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혁신 파트너십을 통한 가치 창출
스타트업 성장에는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기업이 되려면 투자 말고도 전략과 로드맵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스타트업은 ‘모 아니면 도’(make-or-break) 같은 상황을 맞을 수 있습니다. 버텍스는 부실한 재무 계획 때문에, 또 위험에 대비하지 못해 신규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스타트업들을 봐 왔습니다.

글로벌 VC 파트너들은 많은 회사의 성장을 도우면서 얻은 폭넓은 경험으로 이런 공백을 메워 줍니다. 그 속에서 스타트업들은 전문성을 살려 최선의 성과를 내는데 주력하면 성공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버텍스 성장팀은 사이뮬레이트(Cymulate: SaaS 기반의 보안 플랫폼 업체)와 니움(Nium: 결제 솔루션 제공 핀테크 기업)에 투자 유치 외에 아시아 태평양 지역 진출 전략을 지원했습니다. 버텍스 로컬팀은 현지 사업 전략을 제공하고 업체들을 소개했으며 현장 마케팅을 강화해 두 회사가 확장의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새로운 기회의 문 열기
신규 시장을 개척할 때 네트워크와 관계 구축은 필수적입니다. 적절한 네트워크를 통해 스타트업은 현지 사업 전략과 인재,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모두 성장을 위한 촉매제입니다. 그러나 관계를 맺고 신뢰를 쌓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시간이 걸리고 언어장벽도 있습니다.

탄탄한 글로벌 VC들은 현지 핵심 관계자들과 연결돼 있습니다. 이들에게 한국의 스타트업을 직접 소개할 수도 있습니다. 신망 있는 VC가 직접 소개하면 스타트업의 신뢰도 함께 높아집니다.

버텍스 성장팀은 동남아시아와 인도, 일본, 한국, 대만에서 사이뮬레이트에 100개 고객을 알선했고 다수 계약이 성사됐습니다. 우리는 또 중국의 긱플러스(GeekPlus: 스마트물류/로봇 업체)가 동남아 최고의 공급망 솔루션 회사인 YCH라는 고객을 확보하도록 지원했습니다.

복잡한 규제 환경 파악하기
신규 시장에 진출할 때에는 현지의 규제 환경을 파악해야 합니다. 정책의 변화, 특히 기술혁신에 관련된 규제들은 스타트업 사업의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따라서 VC는 규제 환경에 정통해야 합니다. VC는 스타트업이 현지 당국과 협의하고 사업 절차를 간소화하도록 자문해야 합니다.

그랩(Grab)의 첫 번째 기관투자자인 버텍스벤처스는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앤서니 탄(Anthony Tan)에게 그랩 본사를 동남아의 관문인 싱가포르로 이전하는 게 전략적, 경제적 이익이라고 설득했습니다. 버텍스는 이후 그랩의 리브랜딩에서부터 규제 기관과 연결, 핵심 인재 확보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현재 그랩은 동남아 428개 도시에서 배송과 차량 공유, 금융, 기업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슈퍼앱으로 성장했습니다.
전략적 공동 투자자 소개
전략적 투자자와 연결되면 스타트업은 자금뿐 아니라 인재나 비즈니스 기회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들의 네트워크와 지식, 경험이 더해지면 스타트업에 큰 힘이 됩니다. 이런 연결이 글로벌 VC를 통해 이뤄집니다.

난치병 치료용 의약품을 개발하는 비스테라(Visterra)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버텍스홀딩스의 테오 밍 키안(Teo Ming Kian) 회장은 이 회사의 엄청난 잠재력을 믿었습니다. 키안 회장의 소개로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비스테라의 시리즈B 공동 리드 투자자가 됐습니다.
적합한 글로벌 VC 파트너 고르기
스타트업은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VC를 골라야 합니다. 그래야 마찰을 줄이고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되는데, 신시장에 진출할 때 이런 요소들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VC는 방임형 접근을 선호하고 다른 VC는 적극적인 참여를 좋아합니다. 버텍스는 후자인데, 우리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포트폴리오 회사들이 전 세계에서 혁신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도록 관여합니다.

글로벌 VC에 어떤 유한책임투자자(LP)들이 있는지를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투자자인 LP의 믿음이 클수록 VC는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VC의 투자 실적이 좋으면 투자자들도 믿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이 VC를 택하듯 VC도 스타트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파트너십을 맺는 건 결혼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파트너를 찾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거죠. 우리는 사업을 운영한다는 것, 시장 진입에서부터 기술적 문제, 새로운 투자 유치까지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습니다.
높이, 멀리 날아오르기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날개를 펴고 국제적으로 비상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에서 했던 전략을 복제해서는 안 되며, 그래서 글로벌 VC들이 필요합니다.

혁신적이면서 오래 갈 수 있는 챔피언을 만드는데 주력해 온 글로벌 VC로서 우리는 전 세계에 있는 파괴적 혁신 스타트업들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습니다. 버텍스는 우리가 투자한 회사들을 위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사명을 갖고 있으며 양질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추아 키락(Chua Kee Lock) 버텍스홀딩스 CEO

버텍스홀딩스는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 산하 벤처캐피털(VC)이다.

추아 CEO는 미국 위스콘신대와 스탠퍼드대 공대에서 각각 학사,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인터넷이 막 떠오르던 1995년 음성 통신 서비스 회사인 미디어링을 창업했다. 이후 2000년대 초 미국계 VC인 월든인터내셔널로 자리를 옮겨 투자업계에 뛰어들었다. 이때 ‘군주 온라인’ 등을 만든 게임사 엔도어즈, 컴투스 등에 투자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그 뒤 2008년 버텍스홀딩스 출범 때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다. 지난 4월 한국 스타트업인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에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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