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꽁초가 막더니 이번엔 낙엽이…수도권 기습폭우에 침수 피해 200건

입력 2022-11-13 17:59   수정 2022-11-14 00:24

수도권에 쏟아진 폭우로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는 등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방치된 낙엽이 배수구를 막아 피해가 커졌다. 지방자치단체들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3일 서울종합방재센터에 따르면 지난 12일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 신고가 200여 건 접수됐다. 배수구가 막혀 도로가 침수되는 등 짧은 시간 내린 폭우에 대비하지 못한 결과다.

기상청에 따르면 12일 서울지역 강수량은 57.9㎜에 달했다. 강서구 구로구 양천구 등 서울 서부 지역에 짧은 시간에 비가 집중됐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세 시간가량 양천구에 50.0㎜, 구로구 49.0㎜, 강북구에는 47.5㎜의 비가 내렸다.

인천에서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12일 인천에서도 200건가량의 침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인천 삼산동 굴포천역 8번 출구 인근 도로가 일부 침수됐고, 서구 연희지하차도도 물에 잠겼다. 이날 인천의 강우량은 47.7㎜다.

배수구를 막은 낙엽이 피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도로에 쌓여 있던 낙엽이 빗물에 쓸려 배수구를 막았거나, 빗줄기가 강하게 내리치자 나뭇잎이 떨어져 근처 배수구를 뒤덮었다. 굴포천역 인근 침수 목격자 A씨는 “낙엽 때문에 배수가 안 돼 빗물이 도로에 가득 찼다”며 “차량 바퀴가 절반 넘게 잠겼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저녁 배수구 주변 낙엽을 걷어내는 작업을 주로 했다. 서울시는 오후 9시께 “호우와 낙엽으로 인한 배수 불량 등으로 도로 노면수가 유입되고 있으니 침수와 안전에 유의하라”는 긴급재난 문자를 발송하기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호우로 인한 피해상황을 신속히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 등에 만전을 기하라”며 “저지대, 지하 주택지 등의 순찰을 강화해 위험 상황이 발생하기 전 필요한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침수 피해가 막을 수 있었던 재난이라고 지적한다. 문현철 숭실대 재난안전학과 교수는 “침수 피해는 다양한 재난 중에서도 예측 가능성이 높고 지난 8월 집중호우 발생 시 담배꽁초로 배수구가 막히는 등 직전 피해 사례도 있었다”며 “적합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 기초자치단체들의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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