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수비수' 막는 면역항암제 개발…티움바이오 23%↑ [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

입력 2022-12-10 09:55   수정 2022-12-10 11:24

<i>국내 제약·바이오 종목 가운데 1주일 동안 가장 ‘핫(hot)’하고 ‘콜드(cold)’했던 종목을 쏙 뽑아 들여다봅니다. <한재영의 바이오 핫앤드콜드>는 매주 토요일 연재됩니다.</i>


12월 5~9일 제약·바이오 업종 가운데 투자자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종목은 티움바이오입니다.

티움바이오는 지난 5일 1만300원에 이번 주 거래를 시작해 9일 1만27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주간 상승률이 23.3%였습니다.

티움바이오 시가총액은 3000억원을 넘어서며 지난 10월 급락 이전 수준을 2개월여 만에 회복했습니다.

티움바이오는 SK케미칼 혁신R&D센터장을 지낸 김훈택 대표가 2016년 세운 바이오벤처입니다.

김 대표는 과거 신약을 직접 개발해 허가까지 받아 본 경험이 있는 최고경영자(CEO)입니다.

1999년 국내 1호 신약(항암제)인 SK케미칼의 '선플라주' 개발에 김 대표가 직접 참여했습니다.

국내 바이오벤처 CEO 가운데 김 대표처럼 실제 신약을 개발해 규제당국의 허가를 받아내 본 경험이 있는 CEO는 흔치 않습니다.


티움바이오는 면역항암제를 비롯해 자궁내막증, 혈우병 등 희귀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티움바이오 주가가 급등한 건 특별한 모멘텀이 있었기 때문은 아니라는 게 금융투자업계 생각입니다.

내달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헬스케어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초청됐다는 사실을 회사가 지난 7일 밝힌 정도입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JP모건 콘퍼런스가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접촉해 기술수출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는 맞지만, 단순히 초청을 받았다는 사실이 주가를 급등시킬 만한 재료는 아니다"고 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 업종 주가가 워낙 낮게 형성돼 있어 작은 뉴스에도 크게 반응한 측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티움바이오 관계자는 "JP모건 콘퍼런스에서 미국 MSD 등 대형 제약사들과의 미팅 일정이 잡혀있다"고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SK그룹의 중간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가 바이오 사업 컨트롤타워인 바이오전략·투자본부를 신설했다는 뉴스가 티움바이오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SK디스커버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회장이 이끌고 있습니다.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 등이 여기에 속한 제약·바이오 관련 계열사입니다.

컨트롤타워 신설은 최 부회장이 바이오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미로 해석됐습니다.

티움바이오는 SK플라즈마에 300억원을 전략적 투자(SI)한 바 있습니다. 혈액제제 사업을 하는 SK플라즈마 역량 강화가 티움바이오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티움바이오의 주력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은 면역항암제인 TU2218입니다.

티움바이오는 미국과 국내에서 TU2218 임상 1·2상을 진행 중입니다.

첫 번째 단계인 1a상은 하나의 코호트(환자군) 당 3명씩 총 6개 코호트, 즉 18명을 대상으로 TU2218를 단독 투여하는 임상입니다.

임상 1a상은 현재 네 번째 코호트까지 투약이 마무리됐다고 합니다. 내년 상반기면 계획된 규모만큼의 환자 투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게 회사 설명입니다.

아직 임상을 더 진행해봐야 알겠지만, 투약 결과는 일단 긍정적입니다.

티움바이오가 두 번째 코호트까지 진행한 후 공개한 중간 데이터에 따르면 6명 중 한 명에게서 부분관해(PR)가 나타났습니다. 세 명에게서는 안정병변(SD)이 나타났습니다.

임상 1b상은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환자 모집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임상 1b상은 MSD의 면역항암제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중국 베이진의 티슬리주맙과 병용 투약 형태로 진행됩니다.

MSD와 베이진이 자신들의 약과 병용 임상을 해보라며 티움바이오에 임상 약을 무상 공급합니다.

주력 파이프라인인 TU2188이 어떤 약물인지도 알 필요가 있습니다.

TU2218은 TGF-β와 VEGFR-2를 동시에 저해하는 물질입니다. TGF-β는 암 세포의 활성을 돕는 대표적인 면역억제 물질입니다. '암 세포 수비수'로도 불립니다.

아무리 좋은 항암제를 투여해도 TGF-β가 있으면 암 세포를 공격해야 하는 T세포, 자연살해(NK)세포 등이 힘을 못 씁니다. 이 녀석을 저해해야 키트루다 같은 면역항암제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겁니다.

TU2218이 단독은 물론 병용 요법으로 개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참고로 TU2218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TGF-β가 주변 조직을 섬유화시키기도 해서입니다. 특발성 폐섬유증으로는 지난 2018년 이탈리아 키에지(Chiesi)에 기술이전을 한 바 있습니다.

키에지는 국내엔 낯설지만 글로벌 '톱50'에 들어가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글로벌 제약사입니다.

TU2218는 TGF-β뿐만 아니라 VEGFR-2도 억제합니다. VEGF는 우리말로 혈관내피성장인자인데요, 신생혈관의 생성을 돕습니다.

VEGFR-2는 VEGF 수용체의 일종입니다. 다시 말해 VEGFR-2를 통해 신호를 전달한다는 의미입니다. VEGFR-2를 억제해 궁극적으로 VEGF를 막아야 암 세포가 퍼져나갈 수 있는 신생혈관 생성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TU2218이 TGF-β와 VEGFR-2 모두를 저해하는 이유입니다.

티움바이오는 자궁내막증 치료제인 TU2670도 개발 중입니다. TU2670의 국내 권리는 대원제약에, 중국 권리는 한소제약에 이전한 바 있습니다.

현재 총 88명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2a상 중인데, 현재 57명 투약이 마무리됐다고 합니다. 내년 중순께 마지막 환자 투여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마지막 환자 투여 종료 후 3~6개월 후 데이터가 나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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