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은 기업이 만든 신무기 적극 수용…국방 R&D 확 바꿔야"

입력 2023-05-24 18:40   수정 2023-05-25 02:49


“국방 연구개발(R&D)을 ‘테크 푸시형’으로 바꿔야 합니다. 군이 민간의 혁신 기술을 적극 채용해야 한다는 뜻이지요.”(김태곤 방위사업청 첨단기술사업단 단장)

24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3’에서 참석 패널들은 군이 무기의 스펙을 정하고 이에 맞춰 R&D를 진행하는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무인 무기가 활약할 미래전에 대비해 인공지능(AI)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美 방산벤처, 기술 개발로 신시장 열어”
스트롱코리아 포럼 세션1(R&D와 방위산업)에서 연사 및 좌장을 맡은 김태곤 단장은 기존 국방 R&D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다고 털어놨다. 김 단장은 “한국의 국방기술은 ‘패스트팔로어’(빠른 추격자) 전략에 따라 발전해 왔다”고 운을 뗐다. 군이 해외 무기를 분석해 스펙을 정하고 이를 오차 없이 구현하는 게 R&D 전략의 핵심이었다는 얘기다.

그는 “KF-21 전투기 개발, K2 전차 등의 폴란드 수출로 한국 방산이 선전하고 있지만 이런 추세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고민”이라며 “지금까지의 방법으로는 미래 전장의 변화에 맞는 신무기를 개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민간과 손잡고 R&D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게 한층 더 수월해졌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김 단장은 “국방부 R&D 예산이 2011년 2조원에서 올해 5조원으로 늘었다”며 “이제 ‘왜 국방 예산으로 과학자의 실험을 도와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오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참가 패널들도 기술 주도 R&D가 글로벌 트렌드란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신익현 LIG넥스원 부사장은 “미국의 대표 방산 유니콘기업 6곳(SHARPE)은 모두 군 요구성능(ROC)에 기반한 스펙이 아니라 임무 달성을 위한 ‘파괴적 기술’ 구현에 중점을 둔다”고 말했다. SHARPE 중 한 곳인 안두릴은 3차원(3D) 프린팅 기법과 AI 기술로 호주의 무인잠수정 사업을 따냈고, AI 기반 잠수정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방기술 유관단체들이 바뀐 R&D 환경에 적응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최한림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미래전 무기체계 획득을 위한 R&D에 동의하지만, 테크 푸시형 R&D를 할 때 기존 무기개발 방식인 기본설계(PDR)와 상세설계(CDR) 요구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방 관련 데이터 공개 진행돼야”
전쟁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 부사장은 “최근 우크라이나전쟁을 살펴보면 러시아가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비군사적 수단의 군사적 이용’에 있다”며 “국가 통신망이 파괴됐음에도 미국의 스타링크가 위성 통신망을 지원해 줬고, 민간 위성과 드론이 러시아군의 동향을 감시하는 데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마크 섭코 BAE시스템스 해외사업개발본부 부사장은 “미래 전장은 전통적 전장과는 완전히 다른 ‘하이브리드전’ ‘대리전’ 양상”이라며 “이 같은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선 탄력적 통신체계, 다양한 모빌리티, 복합적인 다중 계획이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 공군 AI 알고리즘인 알투뮤가 부조종사 역할을 하는 사례를 들며 “AI 무기 개발을 위한 데이터 구축과 통합 역량도 중요하다”고 했다.

고영채 한국연구재단 정보융합기술단 단장도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 단장은 “국방 R&D에서 연구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벽이 있다”며 “국방 관련 데이터에 민간 업체들이 더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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