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환경부 변덕에 고사 위기 몰린 '썩는 플라스틱' 시장

입력 2023-07-30 18:15   수정 2023-07-31 07:10

썩는 플라스틱(생분해 플라스틱) 업계가 고사 위기에 내몰렸다. 그동안 육성 정책을 펴던 환경부가 돌연 생분해 플라스틱이 ‘그린 워싱’(위장 환경주의)이라며 환경표지 인증에서 빼버린 결과다. 새 친환경 인증 방안을 내놨지만, 한국에는 인증 설비가 전무한 데다 해외에 나가 인증을 받으려면 수년이 걸려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일이 새삼스럽지도 않은 것은 환경부의 탁상행정이 기업 발목을 잡은 사례가 헤아리기조차 힘들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환경 분야 ‘킬러 규제’로 지목된 화평·화관법(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학물질관리법)은 그중 하나다. 안전 강화와 환경 보호라는 취지는 좋지만, 비현실적인 기준과 과도한 처벌 탓에 제조업의 근간인 뿌리산업을 통째로 밀어내는 게 현실이다. 유해성이 적은데도 까다로운 잣대로 ‘미래 노다지’인 재활용 산업을 가로막는 폐기물관리 규제도 빼놓을 수 없다. 각종 사업에 과잉 잣대를 들이대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환경영향평가는 또 어떤가.

환경부의 맹목적 ‘환경 제일주의’는 시민단체에 포획된 탓이 크다. 문재인 정부가 밀어붙인 보(洑) 처리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4대강 조사·평가단에 기획·전문위원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환경부가 특정 시민단체 하명을 받아 움직였다는 의혹이 나올 정도다. 환경부 담당 팀장이 유관기관과 단체에서 전문위원회 위원으로 추천받은 전문가 명단을 시민단체에 유출했고, 이를 받은 단체는 명단 중 4대강 사업에 찬성 또는 방조했다고 판단한 인사들을 표기해 회신했다는 게 감사원 감사 결과다. ‘블랙리스트’가 따로 없다.

이처럼 현실을 무시한 환경운동을 정부가 대리해 산업과 정책에 ‘고문’을 가하는 나라가 또 있을까 싶다. 그토록 환경을 중시한다면 최소한 환경산업만이라도 커졌어야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환경부에 “산업 발전을 위해 뛰어야 한다”고 지시한 데 이어 올초 업무보고에서도 “규제 부처가 아니라 민생 부처”라고 강조했지만, 변화는 지지부진하다. 환경 보전이 무조건 옳다는 맹목적 교조주의가 환경부 뼛속까지 박혀 있는 탓이다. 이 정도면 차라리 부처 간판을 떼고 사회단체로 바꾸는 게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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