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무궁화, 우리가 지켜야 할 겨레의 꽃

입력 2023-08-07 18:07   수정 2023-08-08 00:10

8월 8일은 무궁화의 날이다. 이날을 무궁화의 날로 정한 것은 어른들이 아니라 ‘나라사랑 무궁나라 어린이 기자단’이다. 이들이 중심이 돼 2007년 8월 8일 무궁화의 날을 선포한 지 어느덧 16년째. 그럼에도 무궁화의 상징과 진정한 의미를 제대로 이어가려는 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우리 민족은 무궁화를 겨레의 꽃으로 받아들여 예부터 귀하고 소중하게 여겨왔다. 고문헌에는 우리 민족이 고조선 이전부터 무궁화를 하늘나라의 꽃으로 귀하게 여겼다고 한다. 조선에서도 과거 급제자가 고향으로 돌아올 때 머리에 쓰던 어사화 장식에 무궁화를 달았을 만큼 귀한 꽃으로 대했다.

무궁화는 전통적으로 약재로도 사용했다. <동의보감>은 “무궁화의 약성은 순하고 독이 없으며 장풍과 사혈을 멎게 한다”고 했고 <본초강목>은 “여인의 적대하증 백대하증 치료, 종기 통증 치료, 치질 치료 등에 좋다”고 했다. 현대의학과 화장품업계에서도 무궁화 추출물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한자로 무궁화(無窮花)는 ‘쉴 새 없이 피고 지고 또 피어나는 꽃’이라는 의미다. 대개 7월부터 10월까지 100여 일 동안 피고 지며, 한 그루에서 3000송이 꽃을 피워내기도 한다. 쌍떡잎식물로 아욱과 무궁화속의 낙엽관목이며, 온대 지방에서 자라는 2~4m의 아담한 관목으로 정원수나 울타리로도 이용된다. 가지를 많이 치고 꽃도 흰색·분홍색·연분홍색·보라색·자주색·청색 등으로 다양하다. 종류만 200여 종이다.

이렇게 가까우면서도 소중함을 알지 못하다가 근세에 이르러 애국가 후렴구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 들어가면서 사실상 겨레의 꽃이자 나라꽃의 이미지로 자리 잡았다. 국민이 나라 잃은 설움을 무궁화에서 위안받고 구국의 용기를 얻기 위한 꽃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국기를 게양하는 깃대의 깃봉으로 무궁화 꽃봉오리를 사용하거나 국가의 공문서와 휘장, 대통령 관저 등 많은 곳에 무궁화꽃이 도안으로 사용되고 있다. 국가가 수여하는 최고 훈장도 무궁화 훈장이다.

그럼에도 무궁화에 대해 이론적 바탕을 마련하고 법제화하는 데는 여전히 소홀하다. 경기 여주의 콜마무궁화역사문화관은 이를 안타깝게 여겨 무궁화에 대한 소중함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지난해 9월 세웠다. 우리 민족이 사랑하는 무궁화의 가치와 문화를 많은 사람과 나누고자 한 것이다. 이곳에선 고조선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훈화초, 근화향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 무궁화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무궁화를 사랑한 독립운동가와 전문가들의 역사적, 생태적 정보와 동전이나 지폐, 우표 등에 상징 문양으로 사용한 근현대 무궁화 유물도 찾아볼 수 있다.

독립운동의 상징이던 무궁화의 흔적을 복원했고 5년간 수집한 각종 무궁화 자료도 전시했다. 여주아카데미 뒤편에는 무궁화동산과 묘목장을 꾸며 총 700그루의 무궁화나무도 심었다. 그러나 몇몇 개인의 노력만으로 무궁화를 지켜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일부에선 무궁화를 폄훼하고 왜곡하는 주장을 펴기도 하는 상황이다. 일제 강점기 무궁화에 대해 불온한 소문을 퍼트린 일제의 이야기가 사실인 것처럼 구전되고 있는 것도 여전하다. 독립운동가들이 무궁화를 아낀다는 이유로 일제가 낸 소문이었음을 모르는 이가 많은 것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무궁화 관련 인문·사회 분야 연구와 법적 기반을 국가 주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늘 곁에 두고 보던 꽃이나 귀한 줄 몰랐던 꽃, 무궁화의 날을 맞아 이제라도 그 소중함을 되새기고 아끼려는 노력을 펼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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