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감원 한파' 덮친 월가…"내년 전망은 더 비관적"

입력 2023-11-06 08:21   수정 2023-11-06 08:26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월가에 2차 ‘감원 한파’가 불어닥친 모양새다. 찰스슈왑, 푸르덴셜자산운용, 인베스코 등 주요 금융사들이 줄줄이 감원 계획을 발표한 것이다. 시장에 광범위하게 퍼진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따른 수익 감소에 직면하자 선제적으로 비용 관리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찰스슈왑은 전체 직원 3만5900명의 5~6% 수준인 약 2000명을 해고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성명에서 “(해고 대상은) 대부분 고객을 직접 대면하지 않는 부문”이라며 “미래에도 업계 최고 수준의 효율성과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기 위해선 어렵지만 필요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찰스슈왑은 약 7조8000억달러(약 1경234조원) 규모의 고객 예탁금을 관리하고 있는 다국적 금융 서비스 업체로, 자산운용 부문 운용 자금은 1조달러(약 1312조원)에 이른다.

미 보험사 푸르덴셜도 임원급을 포함해 약 243명을 감원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지난주 애널리스트들과의 전화회의에서 “올해 4분기 2억달러 규모의 구조조정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푸르덴셜의 자산운용 부문인 푸르덴셜글로벌자산운용(PGIM)은 1조3000억달러(약 1706조원) 규모의 자산을 굴리고 있다.

1조5000억달러(약 1968억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인베스코는 지난달 올해 3분기 해고 및 조직 개편에 3900만달러가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구조조정 작업에 예상치(2000만달러)의 두 배 가까운 돈을 쓴 것이다. 이 회사는 오는 4분기에도 1500만~2000만달러가 추가로 쓰일 거란 전망을 내놨다. 이를 통해 비용 절감을 앞당기겠다는 취지다. 앨리슨 듀크스 인베스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해고 및 조직 개편 비용 증가분의 일부는 예금에서 끌어온 것이기 때문에 4분기부터는 이에 따른 이익이 실현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대규모 채용에 나섰던 미 자산운용업계의 분위기는 2년 만에 완전히 뒤바뀌었다. 지난해 3월부터 미 중앙은행(Fed)이 빠른 속도로 긴축 페달을 밟기 시작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급격히 증가한 탓이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3월 은행 위기를 기점으로 머니마켓펀드(MMF)에 투자 자금이 몰렸던 것을 들 수 있다. 투자자들은 액티브 전략을 구사하는 뮤추얼 펀드에 등을 돌리고 지수를 추종하면서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을 쏟아부었다.

위험 부담을 감수하지 않으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수수료 수익도 쪼그라들었다. 당장 내년에도 상황이 개선되긴 쉽지 않을 거란 판단에 주요 회사들은 선제적인 비용 관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앞서 올해 초 ‘감원 한파’가 한 차례 월가를 휩쓸고 갔던 터라 업계의 경계심이 한층 커진 분위기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IB)들을 중심으로 블랙록, HSBC 등 금융권 전반이 대규모 정리 해고를 단행한 바 있다.

임금 관련 컨설팅업체인 존슨 어소시에이츠의 크리스 코너스 대표는 “2년 전까지만 해도 그들은 초호황기 속에서 인재 채용 경쟁에 여념이 없었지만, 지금은 수수료 하락과 액티브 전략의 수익률 저하, 마진 축소 등에 직면해 있다”며 “전통적 자산운용업계는 내년에도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어느 정도 비관적이며,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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