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난다고 지체장애 노모 알몸으로 내쫓아 사망케 한 딸

입력 2023-11-08 14:45   수정 2023-11-08 18:56


지체 장애를 앓는 노모를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엄동설한에 내쫓아 숨지게 한 딸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심 재판부가 실형을 선고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백강진 부장판사)는 8일 존속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49)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지체 장애를 앓는 노모 B씨와 함께 살던 A씨는 2021년 12월 9일 오후 6시 50분께 B씨에게서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전북 전주시 자택에서 알몸으로 내쫓고 1시간 30분가량 방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외부 기온은 10도로 매우 쌀쌀한 데다 찬 바람까지 불었으며, 야간이어서 기온은 점점 낮아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B씨는 이웃 주민이 경찰에 신고해 가까스로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A씨는 B씨에게 옷을 입히지도 않고 거실에 그대로 방치했다.

결국 B씨는 쓸쓸히 저체온증과 싸우다가 같은 날 오후 9시 50분께 사망했다.

이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학대의 고의가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저체온증 외에 다른 기저질환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피해자는 집 안에서 담요를 덮고 있었고, 피해자가 옷을 입지 않으려 했다는 피고인의 말에 수긍이 간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판단을 뒤집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자기 말에 따르도록 하려고 집 밖으로 내보낸 행위 자체만으로도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며 "외부 인자(피고인 행위) 없이 갑작스레 저체온증으로 인한 심장마비가 왔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역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자신을 오랜 기간 돌봐 준 고령의 모친을 학대한 행위는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고 그에 따른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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