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불확실성의 시대, 경륜과 비전으로 넘자

입력 2024-01-09 17:09   수정 2024-01-10 00:09

2024년 새해는 초불확실성 시대다. 대외적으로는 전쟁 중인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안 대치 중인 대만, 한국과 미국 등에서 세계 지정학적 변화를 초래할 수도 있는 굵직한 선거가 연이어 있다. 지난해 3월 시진핑이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3연임 국가주석에 선출된 데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오는 3월 선거로 사실상 종신 대통령 지위에 오를 전망이다.

러시아 중국 북한의 관계는 더욱 밀착하는 모양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러시아로 보낸 컨테이너 수가) 5000개 정도”라며 “120㎜ 방사포의 경우 40만 발 이상, 152㎜ 곡사포는 200만 발을 웃도는 정도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4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도 가까워지고 있다. 6·25 도발 전 공산혁명의 붉은 물결이 동북아시아를 휩쓸던 시기의 북·러·중 관계를 연상케 한다. 전체주의 공산국가 간의 관계가 밀착하는 등 글로벌 신냉전 체제가 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한반도 전쟁은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현실적인 실체”라고 밝히고 “유사시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핵무기 공격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북관계를 ‘동족관계’가 아니라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는 등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의 4월 총선을 앞두고 국지적 도발 예상도 나오고 있다.

대외 경제면에서도 미·중 쟁패, 자국 우선주의 등 반세계화, 블록화, 공급망 붕괴 등 국제교역 질서의 변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31년 만에 대중국 무역이 적자로 추락하고 한국 수출 제1의 시장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바뀌었다. 대외 통상정책, 전략물자 확보전략의 근본적인 변화가 요청된다. 올해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불확실성 증대로 기업가들은 신년 투자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환경 변화에 대응해 한국을 선진국 반석 위에 올려야 할 상황에서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지난 정부 실정을 교정할 법안 하나 제·개정 못하면서 경제는 계속 추락하고 있다. 전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정책이 초래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금융위기의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연초부터 한국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오히려 총선을 앞두고 좌우 간 사생결단 대결 양상을 보이는 등 정치가 실종되고 있다. ‘개딸 전체주의’ ‘운동권 특권층’의 청산이 주장되고 있지만 여전히 전대협 출신을 중심으로 한 586세대는 건재하다. 전대협에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한총련 출신들의 부상 전망도 나온다.

역사적으로 내우외환의 시대에는 경륜과 전문성, 비전을 겸비한 지도자가 국난을 극복해 왔다. 해방 후 대혼란 속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1948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건국(당시 73세)하고, 6·25 동란 중에는 미국과 끈질긴 줄다리기 외교 끝에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얻어내(당시 78세) 대한민국 안보의 초석을 마련했다. 2차대전 중 영국 처칠 총리는 미국의 참전을 설득(당시 74세)해 세계를 나치즘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전후 독일은 아데나워 총리(73~87세)를 선택해 라인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영국 철의 여인 대처 총리는 54세에 집권해 영국병을 치료했다.

여야를 불문하고 인적 쇄신 논의가 한창이다. 쇄신은 나이를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얼마나 경륜과 전문성, 비전을 갖춘 인물을 발탁하느냐가 중시돼야 한다. 그래야 삼각파도처럼 밀려오는 초불확실성 시대에 내우외환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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