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진짜로 쓸 수 있다"…美 전문가의 섬뜩한 경고

입력 2024-01-17 12:07   수정 2024-01-17 12:10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로 대북 협상에 나서 '제네바 합의'를 끌어냈던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명예교수가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보다는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에 주력하며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험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명예교수는 최근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에서 이같이 말하며 북한의 우발적 핵무기 사용으로 인한 동북아시아 핵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전쟁이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미국과 중국이 대만 문제를 놓고 대치하는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의 독려로, 혹은 독려가 없더라도 동북아시아에 있는 미국의 동맹국에 핵 위협을 가해 중국을 지원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미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공개한 중국의 대만 침공 시뮬레이션 보고서에서는 주한미군이 전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북한이 중국을 지원하기 위해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도 언급돼있다.

갈루치 교수는 "만약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결정한다면 그건 자신들만의 고유 셈법에 따른 것"이라며 "북한 지도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미국의 확장억제를 약화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이 우발적으로 상부의 허가 없이 핵무기를 발사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면서 "북한은 핵무기를 가진 다른 국가들에 비해 이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이 핵무장을 강화하면서도 협상 테이블에 앉아 공멸을 막았던 과정을 북한이 따를 것이라 보기에는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북한의 반복된 미사여구(rhetoric)를 그저 '실제 핵무기 사용은 하지 않겠지'라고 여겨선 안 된다"며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 정상화를 진심으로 추구하고, 비핵화를 이 과정의 첫 전제 조건이 아닌 장기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과의 초기 대화에서는 그동안 북한 지도부가 관심을 보여온 대북 제재 완화와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성격, 북한 인권 개선 등에 관한 논의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최근 안보 전문가들은 한반도 안보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경고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지크프리트 해커 교수는 11일 북한 전문매체 '38노스' 기고에서 "한반도 상황이 6·25전쟁 직전만큼이나 위험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잦은 '전쟁' 언급이 허세(bluster)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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