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서 빠지니…신탁 재건축, 서울에선 불리해졌다

입력 2024-01-22 18:24   수정 2024-01-23 01:12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양천구 목동(사진) 등 주요 재건축 사업지에서 탄력받고 있는 ‘신탁 방식 재건축’이 서울에선 불리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초기 인허가 1·2단계인 정비구역 지정과 사업시행자 지정을 병행(신탁 방식)할 수 있도록 한 법 개정안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경기 등 일반 시·도에서는 신탁사가 사업시행자 지정과 정비계획을 동시 진행하고 정비구역 지정 제안까지 할 수 있는 신탁 방식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9일 시행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안에 따르면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신탁사는 ‘특별시와 광역시를 제외한’ 곳에서 구청을 대신해 정비구역 지정 제안을 할 수 있다. 재건축은 정비계획 확정→사업시행자 지정→건축 심의→사업시행계획 인가→관리처분계획 인가→이주·철거로 이어진다. 이런 절차 대신 정비계획 확정과 사업시행자 지정을 동시 진행하고, 구의 검토를 받아야 하는 정비계획도 신탁사가 시에 직접 제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서울 등에선 이 같은 패스트트랙이 적용되지 않는다. 당초 발의된 법안과 달리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의 반대 의견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발표한 ‘1·10부동산 대책’에서도 신탁 방식 재건축은 정비계획 확정과 조합 설립을 함께 진행하는 패스트트랙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이유다. 조합 방식에 조합 설립과 정비계획 확정을 동시 진행할 수 있도록 한 도정법 개정안은 국토교통부가 다음달 발의할 예정이다.

예컨대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에서는 신탁사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면서 동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진행할 수 있다. 반면 서울 양천구에선 정비계획이 확정되고 나야 예비신탁사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는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서울시 등 지자체는 신탁사가 구를 건너뛰고 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제안하면 구의 의견이 제외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시·도에선 기초 지자체장인 시장과 군수가 정비구역 지정을 하게 돼 있어 필수적으로 시·군의 검토를 받는다. 하지만 특별시·광역시의 기초 지자체장인 구청장은 지정 권한이 없다. 신탁사가 직접 시에 제안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면 구를 건너뛰게 되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임의단체(예비신탁사)로 참여하면 주민 의견을 모으고 구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특별시와 광역시에서 신탁 방식을 선택할 유인이 크게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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