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신이 한 번 성과를 본 방식을 바꾸기 힘들다. 불과 4년 만에 기초지방자치단체장에서 대선 후보, 원내 1당 대표까지 현기증 나는 상승을 이룬 인물이라면 더욱 그렇다. 8년 전 ‘이재명의 성남시’가 총선을 앞둔 더불어민주당의 모습과 닮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당내 반대파에 대한 컷오프(공천 배제)를 ‘586 운동권 청산’으로 포장하는 이 대표의 모습도 익숙하다.
이 대표는 민주당 정치인이지만 상대의 수사와 프레임도 적극 활용하는 유연함을 발휘해왔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존재가 처음 언론에 알려진 2010년 ‘성남 모라토리엄 선언’이 대표적이다. 우파가 가치를 두는 재정 건전성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노이즈 마케팅’에 성공했다. 2011년 자신에게 항의하는 철거민과 법정 다툼까지 벌일 때는 ‘떼법과 싸우는 정치인’ 이미지를 연출했다.
최근 논란이 되는 종북 인사들과 이 대표의 협력도 성남시장 때부터 시작됐다. 경기동부연합 의장 출신이 차린 나눔환경은 2011년 설립 3개월 만에 시의 청소용역 업체로 선정됐다. 1년 전 시장 선거에서 단일화 등을 통해 당선에 일조한 데 따른 대가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에도 이 대표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 방어에 적극적인 진보당의 의석 확보를 돕고 있다.
2016년 2월 사흘간의 성남시 취재가 끝나고 함께 저녁을 먹은 동료 기자들은 이 대표가 가까운 시일 내에 대선주자급 거물 정치인으로 성장할 것으로 확신했다. 업무 처리 과정에서 나타나는 추진력과 과단성이 당시 지자체장 중에선 독보적이었기 때문이다. 정치인으로서 중요한 미덕인 권력 의지도 갖췄다.
이 같은 장점에도 성남시 운영과 민주당 공천에선 아쉬운 점이 보인다. 이 대표가 스스로를 넘어설 수 있기를 바란다. 야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인 동시에 유력한 대권주자인 만큼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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