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이재명 가고 '조국 시대' 온다"…'개딸' 경계심 폭발 [정치 인사이드]

입력 2024-04-07 07:43   수정 2024-04-07 07:43



"조국혁신당 또한 이번 선거 이후 조금 더 대중적인 정당으로 잘 성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문재인 전 대통령)
"이번 총선은 조국 대관식이나 마찬가지다. 야권 주자 1위 등극은 시간문제다."(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


조국혁신당이 4·10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묘한' 관계를 갖게 됐다. 당초 조국혁신당이 띄운 '지민비조'(지역구는 투표는 민주당, 비례정당 투표는 조국혁신당) 현상이 일부 연령대를 중심으로 야권 지지층에서 실제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결과적으로 이재명 대표가 이번 총선에서는 조국혁신당의 '훈풍'을 함께 타게 됐지만, 총선만 끝나고 나면 강력한 내부 경쟁자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국 대표가 야권의 새로운 대권 주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文 힘 받은 조국, 총선 끝나면 이재명 제친다?


조국 대표에게 '황태자' 별명을 만들어줬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조국 전 대표에 대한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조국 신당'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주를 이뤘던 지난 2월 "민주당 안에서 함께 정치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주 어려운 상황이라면 신당을 창당하는 불가피성을 이해한다"며 '조국 신당' 창당에 힘을 실었던 것도 문 전 대통령이었다.

문 전 대통령은 22대 총선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주민자치센터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이런 야당들이 이번 선거에서 많이 승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응원의 마음을 보태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조국혁신당에 대해선 "이번 선거 이후 대중적인 정당으로 성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격려했다.

일각에서는 조국 대표가 '신당 창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극복하고, 높은 비례정당 지지율을 보이는 만큼 이번 총선이 끝나면 강력한 대선 주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가장 처음으로 '조국의 시대'를 예언했던 사람은 정치분석가인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이다. 그는 지난 2월 28일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총선 끝나면 이재명 가고, 조국 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엄 소장은 "민주당 공천에 실망한 호남 유권자, 진보 성향 지지자들이 교차투표를 통해서 비례대표는 대거 조국 신당을 찍을 것 같다"며 "조국 신당이 최소 15% 정도 이상 득표할 것"이라고 했었다.

당시만 해도 정치권에서는 '상상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런데 '조국혁신당'의 비례정당 지지율이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세를 이어가며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엄 소장은 지난달 27일에도 같은 방송에서 "이번 총선은 조국 대관식이나 마찬가지"라며 "야권 주자 1위 등극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호남에서는 이미 조국혁신당 1당이나 마찬가지다. 호남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민주당 계열의 정당이 등장했는데 그것이 바로 조국혁신당"이라며 "총선 이후 본격적으로 야권 재편의 시간이 올 가능성이 있는데 조국 대표가 이미 주도권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금은 (민주당이) 다 친명처럼 보이지만 이재명 대표에게 문제가 생기면 친조국이 엄청 많이 생길 것이다. 원래 정치란 그런 것"이라며 "지지율 앞에는 장사가 없다"고 했다.

정치 컨설턴트인 유승찬 씨도 지난 3일 같은 방송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하더라도 성과를 둘러싸고 조국 대표에게 공이 돌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조국 바람은 심판 프레임도 있지만, 민주당 공천 파동도 한몫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거가 끝나면 '공'을 둘러싼, 그리고 이후 리더십을 둘러싼 굉장히 민감한 대결 국면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확인된 바는 아니지만, 요즘 이재명 대표께서 실수를 좀 많이 하시는데, 이런 복잡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월 1주 차 비례대표 정당 지지도 조사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30.3%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0.8%포인트 오른 것이다. 직전 조사에서 1위였던 국민의힘 비례위성 정당인 국민의미래는 0.6%포인트 하락한 29.6%를 기록했고, 민주당의 비례위성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직전 조사 대비 2.7%포인트 내려 16.3%를 나타냈다.

조국혁신당은 22대 총선 비용 마련을 위해 모집한 '파란불꽃 펀드'가 출시 54분 만에 200억을 달성하며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개딸' 경계심 폭발…고전하는 '몰빵론'에 이해찬도 나섰다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소위 '개딸'이 총선을 앞두고 문 전 대통령의 행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비난을 퍼붓는 것은 이러한 경계심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문 전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오자 "진짜 민주 당원이라면 저런 행동을 할 수 없다", "그냥 제발 가만히 있어 달라. 이재명 대표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잊히고 싶다고 하더니 왜 또 나왔냐. 조용히 계셔라"는 등의 날 선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원 유세 과정에서 "민주당이 중심이 되겠지만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 등 야권 정당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한 것 역시 이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정당 투표 모두에서 민주당을 뽑아 달라는 '몰빵론'을 띄우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계속해서 '몰빵론'을 띄우며 조국혁신당을 견제하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조국혁신당의 비례정당 지지율이 30%를 넘는 등 약진하자, 5일 더불어민주연합의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정권의 무모함, 무도함, 무자비함을 막으려면 민주개혁 진보세력이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 이에 가장 최적화된 정당이 더불어민주연합"이라며 "민주당의 형제정당"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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