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6개월 전 공직 사회에 ‘기업가적 경영 마인드’를 불어넣기 위해 단행한 김두겸 시장의 인사 교류 실험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김 시장은 지난해 12월 경영전문가 김규덕 HD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 전무를 울산시설공단 이사장으로 임명하고, 송연주 울산시 기업현장지원단장(4급)을 현대중공업에 파견했다. 전국 최초로 공무원과 기업이 소속을 맞바꿔 서로 다른 업무를 하는 사례다. 둘 다 파견 근무이고, 임금 등은 모두 원소속인 기업과 시에서 담당한다.
울산시설공단은 울산지역 공원·체육·장사·문화 등을 관리·운영하는 울산시 산하 공기업이다. 직원은 400여 명에 이른다. 김 이사장 부임 6개월 만에 울산시설공단은 노사 갈등 해소, 고객 중심 서비스 정신 및 경쟁 체제 도입 등 변화를 보이고 있다.
김 이사장은 지난 1월 3개 복수 노조 집행부와 소통하며 노사 공동선언문을 선포했다. 또 낮은 직급도 일을 잘하면 팀장, 실장, 처장 등의 보직을 주는 능력 중심 보직 경쟁 체제를 도입했다.그 결과 고객 만족도, 효율성, 회계 투명성 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김 이사장은 “‘울산 시민의 복리 증진’이라는 임무와 ‘미래 가치를 높이는 시민의 공기업’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에 파견된 송 단장은 조선회사에 도움이 되는 미래 조선업 인프라 구축 사업 발굴, 친환경 선박 연료 관련 법령 기준 정비 및 규제 자유 특구 지정 등을 맡고 있다.
울산시 공무원으로서 매일 아침 현대중공업에 출근하는 송 단장은 “조선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사업들이 성과를 내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울산은 기업이 있기에 존재하는 도시임을 체감하고 이를 동료 공무원들에게 전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울산시의 기업-공무원 인사 교류 행정 사례를 다른 지방자치단체에도 독려하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달 조선업이 밀집한 5개 시·도가 참여하는 ‘제1차 조선산업 중앙지방 정책협의회’를 열고 4급 공무원을 현대중공업에 파견한 울산시의 적극 행정 사례를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산업부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도 이를 벤치마킹해 조선기업별 전담 지원 공무원을 지정하고 산업부 담당 부서 간 핫라인을 구축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시장은 2022년 7월 취임 이후 1년10개월 만에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인허가 부서 직원으로 이뤄진 현장지원전담팀(TF)을 꾸려 기업 투자 현장에 공무원을 파견한 결과로 분석된다.
김 시장은 “울산을 전국에서 투자하기 가장 좋은 도시로 만들고, ‘산업 수도’라는 명성에 더욱 어울리도록 전국에서 사람이 몰려드는 일자리의 바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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