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사고, 상품권 깡…기부금 딴 데 쓴 '악질' 공익법인

입력 2025-03-10 17:44   수정 2025-03-11 00:37

국내 모 공익법인 A이사장은 법인카드로 구입한 수십억원어치 백화점 상품권을 ‘상품권 깡’(상품권을 싸게 팔아 현금화하는 행위) 방식으로 현금으로 바꾼 뒤 전액 본인 계좌로 입금했다. 다른 공익법인 직원 B씨는 기부금으로 구입한 주상복합아파트를 공익법인 출자자와 가족에게 공짜로 제공했다.

국세청은 10일 공익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의무를 불이행한 공익법인 324곳을 적발해 증여세 250억원을 추징했다고 발표했다. 공익법인은 종교단체와 사회복지법인, 의료법인 등 불특정 다수를 위해 공익사업을 하는 곳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기부금 총액은 2023년 16조원으로 3년 전(14조4000억원)에 비해 1조6000억원 증가했다. 공익법인은 기부금을 비롯한 출연재산에 대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기부금을 공익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증여세를 추징당한다. 공익법인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사들여 ‘상품권 깡’을 한 이사장은 기부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만큼 증여세를 추징당했다.

창립자 집안이 이사장직을 세습하고 있는 한 학교법인은 매달 1000만원씩 수년 동안 수억원의 급여를 전직 이사장에게 지급했다가 적발됐다. 이 이사장은 근무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은 근무하지 않고 월급을 받은 전 이사장에 대해 급여 전액을 가산세(세율 100%)로 추징했다. 기부금으로 주상복합아파트를 사들인 뒤 출연자 가족에게 무상으로 임대한 공익법인에도 국세청은 증여세 수천만원을 부과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공익자금을 사유화하거나 계열사에 지원하는 불성실 공익법인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회계 부정이나 사적 유용이 확인된 공익법인은 3년간 사후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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