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의 폭발적 인기에 야구의 본고장 미국도 놀란 분위기다. 블룸버그통신은 16일(현지시간) ‘슈퍼스타 오타니를 일본 총리로’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도쿄돔에서 이틀간 열린 연습경기에 10만 명의 팬이 운집해 경기를 즐겼다”고 조명했다.
오타니는 명실상부한 MLB 현역 최고의 선수다. 그는 MLB닷컴이 17일 발표한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뽑은 최고의 선수에도 선정됐다. 기록이 모든 걸 말해준다. 지난해 오타니는 10년간 총 7억달러(약 1조122억원)를 받는 역대 프로 스포츠 최대 규모 계약으로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오타니는 MLB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54홈런-59도루)를 기록한 뒤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다저스는 오타니에게 1조원을 투자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미국 리서치 회사 스폰서유나이티드에 따르면 다저스는 지난해 오타니로 인해 스폰서 수익이 7000만달러(약 1013억원) 증가했다. 오타니 영입 후 일본의 12개 기업과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한 덕분이다. 오타니의 1년 치 연봉을 스폰서 수익으로 충당한 셈이다.
‘걸어 다니는 광고판’으로 불리는 오타니 효과다. 그가 지난 1년간 스폰서 계약을 통해 개인적으로 벌어들인 금액도 7000만달러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미야모토 가쓰히로 간사이대 명예교수는 미국과 일본에서 오타니 경제효과가 1168억엔(약 1조1365억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다저스는 오타니 효과에 힘입어 이번 도쿄시리즈에서도 엄청난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매체 닛칸겐다이에 따르면 다저스는 도쿄시리즈(연습경기 포함 4경기)에서 총 24억엔(약 233억원)의 경기 수익이 예상된다. 오타니와 계약한 스폰서 기업들의 매출 증가 등을 포함하면 최대 100억엔(약 971억원) 규모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MLB 사무국도 오타니 효과의 수혜자 중 하나다. 지난 10일 MLB닷컴은 도쿄시리즈 스폰서 20곳 명단을 공개했는데, 그중 일본 정보기술(IT) 회사 SCSK와의 계약이 화제가 됐다. 도쿄시리즈에서 다저스와 시카고 컵스 선수들이 SCSK 로고가 새겨진 헬멧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는데, 계약금만 800만달러(약 115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규정상 헬멧 스폰서 수익은 MLB에서 관리하며 수익은 30개 구단에 균등하게 분배된다.
MLB도 이미 지난해 오타니 효과를 실감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일본 스폰서 기업은 2022년 10개 경기장 11개 브랜드에서 지난해 15개 경기장 35개 브랜드로 늘어났다. 신규 스폰서로부터 확보한 금액만 3억달러다. 2024년 MLB 전체 구단 스폰서 수익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9억달러(약 2조7520억원)로 추정된다.
이번 도쿄시리즈 두 경기도 4만3500석이 티켓 오픈 1시간 만에 모두 매진됐다. 일부 예매 사이트에는 예매 시작 직후 42만 명이 몰려 뜨거운 열기를 과시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