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4월 23일 10: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상업용 부동산과 달리 MEP(기계, 전기, 배관) 시설이 개발 비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특수 자산이다. 이러한 특성은 진입 장벽을 높이는 동시에, 전문성을 갖춘 투자자에게는 차별화된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AWS, Microsoft Azure, Google Cloud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의 한국 진출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안정적인 임차인과 장기 계약을 기반으로 한 견고한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는 수도권, 특히 서울 인근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대기업과 IT기업의 밀집도, 금융 및 게임 산업의 저지연율 요구, 그리고 인프라 접근성 때문이다. 그러나 전력 공급 부족과 통신망 부담으로 인해 정부는 지방 분산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부산 등 지방 도시로의 확장이 예상된다. 이러한 지방 확산은 투자자에게 두 가지 관점의 기회를 제공한다. 첫째, 토지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전력 공급이 풍부한 지방에 선제적 투자로 비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둘째, CSP의 리전/클러스터 확장에 따른 장기적 수요 증가를 선점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투자 시 주의해야 할 핵심 요소들도 존재한다. 먼저, 데이터센터 개발은 최소 3년에서 5년 이상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 기술과 시장 요구사항이 급변할 수 있으므로, 유연한 설계와 지속적인 시장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또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요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22년 약 460TWh(테라와트시)에서 2026년까지 1100TWh로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도입과 폐열 재활용 같은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략이 투자 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더불어 MEP 설비의 글로벌 공급망은 금융, 정치, 물류 등 다양한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개발 일정과 비용 관리를 위한 철저한 공급망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데이터센터 기술의 발전이 물리적 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오히려 '제본스의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역설은 기술 발전으로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면 오히려 사용량이 늘어나는 현상을 뜻한다.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의 발전은 더 많은 산업과 사용자의 접근성을 높여, 결국 더 많은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센터는 디지털 경제의 필수 인프라로, 부동산 투자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매력적인 대안을 제공한다. 다만, 기술적 전문성과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요구되는 만큼, 산업 특성을 충분히 파악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2019년 경기도 하남 풍산동의 '하남IDC 개발프로젝트'와 같은 성공 사례에서 보듯, 적절한 시기와 전문 파트너십을 통한 투자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데이터센터 산업은 수많은 도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가고 있으며, 금융/투자 업계는 이러한 발전에 자양분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향후 대한민국의 디지털 인프라가 내실 있게 발전하여 모든 산업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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