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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금융·스마트시티…사회 문제 해결하는 기술 연구

입력 2025-04-25 18:00   수정 2025-04-26 00:21

“재료공학이 잘 벼려진 칼을 만드는 곳이라면 산업시스템혁신연구소는 그 칼의 무게와 그립감, 균형까지 정교하게 설계해 사용자가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곳입니다. 칼의 손잡이를 만드는 연구소인 셈이죠.”


윤명환 서울대 산업시스템혁신연구소 소장은 연구소에 대해 묻자 이렇게 답했다. 만들어진 기술을 사용자가 잘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사회에 적용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곳이라는 의미다.

예를 들어 공인인증제도는 기술적 완성도와 별개로 사용자 경험을 고려하지 못해 사회적 비용을 치른 대표적 사례다. 윤 교수는 “사용자 경험을 철저히 고려한 카카오뱅크는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금융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촉매가 됐다”며 “이는 기술 그 자체보다 기술이 사회에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훨씬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소가 최근 중점을 두는 연구는 고령화 사회에 적용되는 정보통신기술(ICT)이다. 인간에게 맞춰진 기술인 만큼 사회공학 시스템적 접근 없이는 제 역할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강필성 산업공학과 교수는 “고령자는 디지털 기술에 가장 취약한 집단이기에 최신 기술 도입이 오히려 소외와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며 “연구소는 이 지점을 고민하며 고령 사용자 친화적 인터페이스 설계, 디지털 소외 방지 기술 그리고 복지 시스템과의 연계 방안 등을 핵심 연구 주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시스템혁신연구소는 제조, 인공지능(AI)뿐만 아니라 금융, 스마트시티 운영 등 실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한다. 충전 로봇이 도심에서 배터리가 부족한 차량을 실시간으로 감지한 뒤 찾아가 충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동형 전기차 충전소 최적화 기술이 한 예다. 대형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 드론이 즉시 출동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드론 거점 네트워크를 설계하는 등 미래 사회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한다.

인간의 감정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대화에 반영하는 ‘능동형·공감형 챗봇’ 개발에도 나섰다. 이경식 산업공학과 교수는 “현재 존재하는 챗봇은 대부분 사용자가 원할 때 대화를 개시하고 종료하는 수동적 구조”라며 “현대 사회에서는 스스로 대화를 시작하고 대화 흐름을 이끌어가는 챗봇이 더 적합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독거노인과 같이 지속적 가정 방문을 필요로 하는 취약계층에 감정적 케어를 제공하는 챗봇이 필요하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밖에 다양한 산업 현장에 최적화한 AI 기술 개발과 적용, 사용자 피로도 측정을 위한 인체공학 등 사회에 꼭 필요한 기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윤 소장은 “산업시스템혁신연구소는 단선적 발전보다는 사람과 사회를 위한 기술 혁신을 고민하는 곳”이라며 “우리가 펼치는 연구가 틀림없이 미래 공학기술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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