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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바이오코리아에서 울린 '중국 공습' 경보

입력 2025-05-08 17:35   수정 2025-05-09 00:13

“중국 바이오산업은 (한국보다) 몇 단계 앞서가 있습니다.”

지난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바이오코리아’에 참석한 한 글로벌 제약사 한국법인 최고경영자(CEO)가 기자들과 만나서 한 말이다. 그는 “중국은 국가와 학계, 기업 간 협업이 엄청나게 잘되고 있다”며 “우리도 빨리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충청북도가 올해 20년째 개최한 이번 행사에서는 ‘중국 바이오의 약진’이 유독 이슈가 됐다. 한 외국계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등 거래를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미·중 갈등 국면에서도 글로벌 제약사들은 중국 바이오기업에서 유망한 신약후보물질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이 올해 1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가 도입한 신약후보물질 중 중국산 비율은 2019년 0%에서 2022년 12%, 2024년 31%로 빠르게 늘었다.

중국은 특히 신속한 임상이 필요한 글로벌 기업들을 사로잡았다. 임상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드는 과정이다. 행사에서 기조강연을 맡은 미국 바이오기업 인실리코메디신의 알렉스 자보론코브 CEO는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에서 글로벌 선두에 오른 비결로 중국에서의 임상 진행을 꼽았다. 그는 “폐섬유증(IPF)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중국에서 1년 반이 채 안 돼 임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반면 미국 임상은 아직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바이오 굴기’는 정부의 전폭적인 장려 정책 덕분에 가능했다. 중국은 2015년부터 ‘중국 제조 2025’, 2016년부터 ‘건강 중국 2030’ 등을 실시하며 국가 단위 바이오산업 육성 전략을 수립하는 동시에 바이오기업 역량을 증진하기 위한 세부 정책을 시행해왔다. 지난해에는 상하이·베이징에서 시범적으로 임상시험 허가에 소요되는 기간을 60일에서 30일로 대폭 단축했다.

바이오 분야에서 중국과 한국 간 격차는 점차 벌어지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1년 한국과 중국의 제약·바이오 기술이전 규모는 각각 109억달러와 138억달러로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55억달러, 522억달러로 거의 10배 차이가 났다. 한국도 지난 1월 뒤늦게 국가바이오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바이오산업 육성에 나서긴 했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면 또다시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업계의 경고음이 절규로 바뀌기 전에 정부와 정치권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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