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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어, 이 곡 들어봤는데?"…쉽게 풀어낸 오페라 설명서

입력 2025-06-27 18:21   수정 2025-06-28 00:22

오페라 속 아리아는 이야기의 정점에서 터져 나오는 주인공의 내면 고백이다. “어, 이 곡 들어봤는데?” 싶은 선율이 흘러나오면 대개는 영화와 드라마, CF 등 일상에서 익숙하게 접한 유명 아리아다. 수 세기 전 무대에서 처음 울려 퍼진 곡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마음을 파고드는 것은 아리아가 단지 고전 예술이 아니라 인간의 본능적 감정에 호소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당신 곁의 아리아>는 메조소프라노 성악가 백재은과 음악평론가 장일범이 함께 쓴 책으로, 오페라 아리아를 인문학적 관점에서 풀어냈다. 두 저자가 라디오 방송에서 나눈 대담을 바탕으로 구성한 이 책은 작품의 배경, 작곡가의 창작 의도, 가수로서의 실제 체험을 엮어 오페라에 대한 거리감을 좁힌다.

책에는 비제의 ‘카르멘’, 푸치니의 ‘잔니 스키키’와 ‘나비부인’,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을 비롯해 열여섯 개 오페라 속 유명 아리아가 소개된다. 단순한 작품 소개를 넘어 아리아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 오해와 진실 등을 짚는다.

두 저자는 우리에게 친숙한 카르멘 속 ‘하바네라’는 쿠바 수도인 아바나의 춤곡이라는 뜻으로, ‘h’가 묵음이기 때문에 ‘아바네라’라고 발음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한다. 잔니 스키키에 나오는 아리아 ‘오 나의 사랑하는 아버지’는 아름다운 선율과 제목 때문에 어버이날 단골 라디오 신청곡으로 꼽히지만, 사실 결혼을 반대하는 아버지를 향해 “계속 반대하면 강물에 뛰어들겠다”고 협박하는 내용이다. 사랑의 묘약 속 ‘남몰래 흘리는 눈물’도 마찬가지다. 많은 이들이 이 곡을 ‘이뤄질 수 없는 사랑에 우는 테너의 아리아’로 오해하지만, 정작 눈물을 흘리는 쪽은 상대역인 아디나다. 주인공 네모리노는 자신을 사랑하게 된 아디나의 눈물을 보고 감동해 아리아를 부른다.

흥미로운 대목은 진화론적 관점에서 아리아의 감정 구조를 분석한 부분이다. 푸치니가 작곡한 나비부인의 주인공 초초상은 비현실적인 캐릭터란 지적이 많다. 두 저자는 여성 편력이 심하던 푸치니가 반대 성향에 끌리는 인간 본성에 따라 순종적이고 절절한 동양인 여성 캐릭터를 창조했다고 설명한다.

<당신 곁의 아리아>는 클래식과 오페라 입문자에게는 친절한 안내서가 되고, 애호가에게는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수백 년 전 무대에서 울린 아리아가 오늘날 우리의 일상과 감정에 닿아 있음을 이 책은 생생한 대화와 입체적인 해석으로 들려준다.

조동균 기자 chodog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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