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교수들이 해외로 떠나는 건 한국 대학들이 충분한 보상과 매력적인 연구 환경으로 이들을 붙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울대에서 연봉 1억원가량을 받던 교수가 홍콩의 대학에서는 4억5000만원 수준을 받는다고 하니 이직의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글로벌 인재 유치 전쟁 와중에 해외 대학들이 한국 두뇌에게 눈독을 들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핵심 인재의 이탈은 대학 연구 역량 후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결국은 국가 경쟁력 저하라는 뼈아픈 결과로 돌아온다. 당장 자연과학 분야 연구성과 지표인 ‘네이처 인덱스 2025’에서 한국은 서울대, KAIST만 100위 내에 겨우 이름을 올린 초라한 현실만 봐도 알 수 있다. 2년 연속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하고 8개 대학, 연구소가 톱10에 입성한 중국과는 비교조차 하기 어렵다.
한국은 무역수지로는 흑자를 내고 있을지 몰라도 인재 유출입에서는 적자를 면치 못하는 나라다. 특히 인공지능(AI) 등 이공계 분야에서는 심각한 ‘인재 적자국’이라는 평가다. 오죽하면 “한국에선 인구 감소보다 인재 감소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겠는가. 그 중심에 17년간 등록금 동결로 황폐화한 대학이 있다. 정부의 포퓰리즘적 정책이 대학과 국가 경쟁력의 발목을 잡아 온 후과다. 서울대 10개 만들기도 중요하지만, 서울대의 경쟁력을 키우는 게 더 시급한 교육개혁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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