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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면 그냥 빤히 쳐다봐"…'Z세대' 대답 안하는 이유가 [트렌드+]

입력 2025-08-25 19:33   수정 2025-08-25 20:06


"필요한 거 있으세요?" 매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점원의 질문에, 요즘 Z세대(1997~2010년 초반에 태어난 세대)는 대답 대신 '응시'로 반응한다.

말없이 몇 초간 상대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야 다시 시선을 돌리거나 행동으로 이어가는 방식. 이른바 '젠지스테어(Gen Z Stare)'라 불리는 이 현상이 최근 한국과 해외에서 동시에 화제가 되고 있다.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가비가 재연한 영상 화제


최근 방송인 유병재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댄서 가비가 직접 '젠지스테어'를 재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가비는 지난 11일 '궤도의 잠 못 드는 밤 솔직히 진짜 안 졸려'에서 "요즘 '젠지스테어'라고 젠지가 쳐다보는 방식, 젠지가 쳐다보는 무드가 있다"고 말하며 이 현상을 설명했다.

그는 "내가 뭐 화장품 매장 직원이다, 화장품을 사러 갔다고 치면 직원이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라고 했을 때 우리는 '저 이거 좀 보려고요~'라고 하는데, 요즘 젠지들은 그냥 쳐다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직접 무표정으로 3초간 응시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가비는 이어 "약간 이런 식으로 젠지스테어라고 부른다. 이게 한국에만 있는 게 아니고 외국 애들도 젠지들은 딱 한 번 3초 정도 쳐다보는 게 있다. '그냥 왔어요'라는 식으로 반응한다"고 덧붙였다.

유병재는 당시 영상에서 "요즘 애들은 주눅도 잘 안 든다. 내가 예전에 TV를 보면 내가 알고 있는 한국 사람은 모두 카메라 앞에서 말을 못 했는데, 요즘은 무조건 길거리 인터뷰든 뭐든 모두가 연예인 같다"고 말했다.
◇"조회수 수백만"…Z세대 특유의 무표정 반응 '밈'으로 소비


'젠지스테어'를 한국말로 하면 '젠지 무표정', '젠지 멍때리기'로 불리기도 한다. 질문이나 대화에 곧바로 반응하지 않고 공허한 눈빛으로 상대를 가만히 바라보는 Z세대 특유의 태도를 가리킨다. 특히 서비스직이나 낯선 사람과의 기본적인 의사소통 상황에서 말을 아끼거나 표현을 최소화하는 Z세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설명할 때 자주 언급된다.

'젠지스테어'는 단순한 관찰에서 그치지 않고 밈(Meme)으로 소비되며 전 세계로 확산했다. 한국과 외국의 틱톡을 중심으로 "젠지스테어를 당했다"는 경험담과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며 글로벌 화제가 된 것이다.

25일 기준 관련 영상들은 조회수 수백만 회, '좋아요' 수십만 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영상 속에서는 손님이 "우유 들어간 라떼 가능하냐"고 묻자 점원이 몇 초간 아무 말 없이 응시한 뒤 대답하거나, "카드로 할인 체크할 수 있냐"는 질문에 앞서 손님을 여러 차례 바라본 뒤에야 답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러한 행동이 밈처럼 반복되며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젠지스테어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영상도 덩달아 인기를 얻고 있다.
◇기성세대 "무례하다" vs Z세대 "우리만의 소통 방식", 엇갈린 해석


온라인에서 확산한 '젠지스테어' 현상은 세대별로 전혀 다른 해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밀레니얼과 X세대는 상대방을 몇 초간 무표정하게 응시하는 이 행동을 "예의 없는 태도"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반면 Z세대는 이를 "불합리한 요구를 걸러내는 방어 기제"로 설명하며 세대 간 인식 차이를 드러낸다.

기성세대의 실제 경험담도 잇따른다. 한 이용자는 "편의점에서 어린 아르바이트생에게 물었는데 대답 대신 몇 초간 쳐다보기만 했다"며 황당했던 순간을 전했다. 학원 강사라는 다른 이는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이해했니?'라고 물으면 대답이 없다. 두세 번 반복해야 겨우 반응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직장 내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보고된다. "우리 회사 신입이 그렇다", "사회성 있는 애들은 안 그러는데 일부는 확실히 대화 능력이 부족하다", "하대하는 듯한 무표정이라 기분이 상한다"는 불만이 대표적이다. 또 "기계만 다뤄서 대화법을 모르는 것 같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하지만 반대 시각도 존재한다. "어느 세대나 무뚝뚝한 젊은이는 있었다"는 의견, "기성세대가 인터넷을 접하면서 이런 현상에 더 불편함을 느끼는 것 아니냐"는 반박이 제기된다. 또 "대면 소통에 서툴고 반응 속도가 느려 잠시 생각하는 동안 멈추는 것뿐인데, 무례하다고만 볼 순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Z세대는 "기성세대가 우리를 오해한다"는 목소리를 내며, 불필요한 친절이나 과잉 반응을 줄이고 시선과 침묵으로 최소한의 의사를 표현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절약하고 과잉 반응을 피하는 전략적 태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나아가 피로사회 속에서 나타난 새로운 세대의 소통 방식이라는 해석까지 제기된다.
◇전문가들 "디지털 SNS 익숙한 세대, 혼자 살아가는 방식에 적응"


전문가들은 Z세대의 '젠지스테어' 현상을 단순히 무례하거나 병적인 문제로 규정하기보다,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사람을 자주 만나고 접촉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떤 행동이 피해를 줄 수 있는지 감각적으로 배우게 되는데, 코로나를 거치면서 그런 기능이 상당 부분 사라졌다. 이를 병적인 문제나 특별한 사회적 현상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관계를 형성하고 상대를 이해하며 문화적 접점을 찾아가는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이 현상을 과도하게 문제시하거나 비난하기보다는 세대의 특징으로 보고, 사회가 적절히 대응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청소년, 초기 청년, 후기 청년들의 특성을 보면 코로나 이후 대인관계에서 절연과 단절, 소통 기법의 상실이 뚜렷하다"며 고 분석했다.

권 교수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사회가 구성하는 조직을 피부로 느끼고, 그 속에서 상대방이 바라는 바를 경험을 통해 체득해나간다"며 "하지만 요즘 Z세대는 청소년기·학령기·학창 생활에서 이런 경험을 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며 "디지털 기기와 SNS를 통한 소통 방식에 익숙해지면서 자연스럽게 혼자 살아가는 데 적응했고, 갈등을 회피하는 방식이 일상화됐다. 상대방이 불편해할 표현이나 반응을 굳이 드러내지 않으려는 태도가 자리 잡으면서, 결국 공통의 해결책을 찾고 갈등을 조율하는 능력이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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