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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로봇의 세상이 온다

입력 2025-08-26 17:30   수정 2025-08-27 08:53

과학소설(SF)계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는 80여 년 전 ‘로봇’과 ‘파운데이션’ 시리즈에서 철(Fe) 문명과 탄소(C) 문명의 대립을 그렸다. 로봇으로 이뤄진 유능하고 효율적인 Fe 문명과 유기체의 최고봉인 인간의 C 문명이 갈등을 일으키는 순간, 인간은 압도적 기술력 앞에서 무력할 뿐이었다. 우리의 미래는 인류가 열등한 존재로 묘사되는 아시모프의 상상과 다르게 펼쳐질까?

빠르게 발전하는 로봇공학은 인공지능(AI)과 융합해 전혀 새로운 존재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미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고도로 복잡한 업무를 학습·수행하고 있고, 수술로봇 ‘다빈치’는 인간 의사를 보완해 더 정밀한 수술을 가능케 한다. 웨이모의 무인 운전 기술은 교통사고를 줄이고 이동의 자유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간병 로봇이 초고령 사회의 돌봄 공백을 메우고 있으며, 아마존 센터의 ‘키바’ 로봇은 물류 효율을 세 배 이상 향상시켰다.

물론 여전히 기술적 과제는 많다. 동력원의 한계, 정밀한 촉각과 균형감각 부족, 실시간 대용량 연산을 위한 하드웨어 제약이 대표적이다. 두뇌 역할을 하는 AI 역시 갈 길이 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은 해결될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해결돼 이른바 ‘로봇 특이점’이 빨리 오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

로봇의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인류가 누릴 편익은 엄청나다. 가사노동이 대폭 줄어들기만 해도 우리 삶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농업과 제조업 로봇은 품질 향상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할 것이다. 재해 현장, 우주 탐사 같은 극한 환경에서 로봇이 인간을 대신해 생명을 구하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 체코 극작가 카렐 차페크가 로봇이라는 단어를 최초로 사용하면서 담았던 노동 해방이 단계적으로 실현되는 것이다.

로봇의 세상은 인류가 오랫동안 꿈꿔온 황금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황금시대가 최대한 오래 지속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로봇 기술의 발전 방향을 인간 중심으로 설계하고, Fe 문명과 C 문명이 대립이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기술 변화의 속도가 워낙 빨라 사회가 적응하기 벅찬 면이 있지만, 회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로봇의 역할 범위, 노동의 재정의, AI 윤리 등에 대한 글로벌 차원의 논의가 시급하다.

하지만 디스토피아적 두려움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로봇이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류 문명을 한 단계 끌어올릴 동반자가 되도록 지금부터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로봇 특이점을 인류 문명과 조화시킬 현명함과 치밀함이 절실하다. 문명의 충돌이 아니라 공진화, 그것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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