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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공대 순위보다 기술사업화가 더 중요"

입력 2025-08-31 17:23   수정 2025-09-05 11:50

네덜란드 국가명은 ‘낮은 땅’이라는 의미다. ‘낮다’는 의미의 ‘nether’를 국호에 붙인 이유는 국토의 27%가 해수면보다 낮고 70%가 조수간만의 차 영향을 받아서다. 나라가 언제 물에 잠길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섬을 제방과 구조물로 잇고 펄을 메우는 ‘델타 프로젝트’를 60년 넘게 가동했다. 국토 개간을 위해 네덜란드인들은 토목공학과 중장비 개발을 위한 기계공학에 힘을 쏟았다. 네덜란드가 델프트공대 등 세계적 공대를 보유하고 ASML 같은 기업을 배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에나 파우터 델프트공대 부총장은 한국경제신문 인터뷰에서 “1842년 빌럼 2세가 세운 왕실토목학교가 학교의 전신”이라고 소개했다. 델프트공대는 매년 세계 공대 순위에서 10위권에 든다. 대학 평가기관인 QS는 2023년 평가에서 델프트공대의 도시공학과를 2위, 건축·기계공학과를 3위, 항공우주학과를 8위에 올렸다. 지난해 11개 학내 스타트업이 창업했고 특허 310개를 출원했다. 특허 출원 건수는 유럽 최고 수준이다.

정작 당사자들은 대학 순위나 정량적 성과에 관심이 없다. 파우터 부총장은 “연구는 보여주려 하는 게 아니라 사회에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델프트공대의 강점은 경쟁보다 협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학문 간 경계를 없애는 융합 전공을 세계 최초로 만든 것도 이런 전통에서다.

델프트공대는 연구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철저히 따진다. 파우터 부총장은 “학부 때부터 실습을 통해 연구를 현실에 적용하면서 기술사업화 연습을 한다”고 했다. 필립스 창업자 헤라르트 필립스를 비롯해 ‘서울역 고가도로 수목원’을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비니 마스도 이곳 출신이다. 자동차 트렌드를 이끄는 아드리안 판호이동크 BMW 디자인총괄도 델프트공대 동문이다.

졸업 직전에는 디펜스라고 부르는 논문 방어전을 치른다. 정지원 델프트공대 산업디자인공학과 교수는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박사학위 논문 심사에는 7~8명의 교수가 송곳 질문을 던진다”며 “논문 개수보다 연구 퀄리티와 사회적 기여도를 보기 때문에 졸업이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델프트공대는 양자 분야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델프트공대와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기구(TNO)가 공동 설립한 큐텍은 유럽 최고 양자연구소다. 큐텍 연구원들은 ‘양자 원격이동’ 기술을 통해 물리적으로 떨어진 세 곳에 데이터를 보내는 실험에 성공했다. 이전에는 두 군데 보내는 것만 가능했다. 이 실험으로 양자컴퓨터 실용화 가능성을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델프트=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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