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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열기가 다르네요"…새벽부터 '오픈런' [현장+]

입력 2025-09-11 15:37   수정 2025-09-11 16:39


"윤석열 전 대통령 때는 이렇게까지 줄이 길진 않았는데, 이재명 대통령은 확실히 열기가 다르네요."

11일 오전 5시부터 줄을 섰다는 이 모 씨(81)는 이같이 말하며 "전날 오전 10시부터 기다린 사람도 있다. 특히 노인들은 인터넷 사전 예약을 하지 못하니 직접 발품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서울 중구 서울중앙우체국 앞. 아직 문이 열리기 전이었지만 이미 200여 명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누군가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의자를 깔고 자리를 지켰고, 또 다른 이는 새벽 첫차를 타고 달려왔다.

이날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발행되는 기념 우표 판매일. 우정사업본부가 밝힌 핵심 가치인 '국민 주권·회복·성장'을 디자인 콘셉트에 담은 기념 우표를 손에 넣기 위해 시민들은 밤을 새웠다.


마포구에서 온 김 모 씨(24)는 "이재명 대통령 우표를 꼭 사고 싶어 가족과 함께 왔다"며 "사전 예약을 놓쳐 오늘 오지 않으면 기회를 놓칠까 봐 서둘러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내 앞사람들은 전날부터 와서 의자를 깔고 줄을 섰다. 다들 여기서 먹고 자며 밤을 새웠다"고 덧붙였다.

박 모 씨(52) 역시 "이번 정권 취임 기념 우표는 특별히 갖고 싶었다"며 "혹시 매진될까 봐 아침 첫차를 타고 부랴부랴 나왔다"고 말했다.

강북구에서 왔다는 서 모 씨(57)는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분이고, 대통령이 되신 것도 반갑다"며 "취임 100일에 맞춰 발행되는 게 더 의미 있게 느껴진다"고 했다.
◇우표 수집가들 "문재인 때는 줄이 두배, 윤석열 때는 짧아"

우표 수집가들의 이야기도 다양했다. 현장에 나온 사람들은 단순히 '우표'를 얻기 위해 줄을 선 것이 아니라, 저마다의 사연과 이유를 품고 있었다. 어떤 이는 오랜 세월 이어온 취미로, 또 어떤 이는 단순한 투자 목적으로, 또 다른 이는 역사적 기록을 남기고 싶다는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양천구에서 온 김 모 씨(68)는 "해마다 기념 우표를 사지만 이번은 열기가 훨씬 치열하다"며 "사전 예약을 못 한 어르신들이 많이 온 듯하다. 대통령 기념 우표는 시기마다 특징이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은 단독 사진을 중앙에 배치했다. 이런 변화를 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라고 했다.

마포구에서 온 우 모 씨(73)는 "문재인 전 대통령 때는 줄이 지금보다 두 배는 더 길었고, 윤석열 전 대통령 때는 오히려 짧았다"며 "이번 우표에는 박찬대 의원이 뒤따라오는 모습이나 음식을 먹는 장면처럼 파격적인 사진이 포함됐다. 수집가들 사이에서도 '친근해서 좋다'는 반응과 '체통이 없다'는 반응이 갈린다"고 전했다


오전 9시 정각, 문이 열리자 대기자들이 줄지어 입장했다. 구매자들은 신분증 확인을 거쳐 우표를 손에 넣었다. 그러나 밖에는 여전히 300여 명이 더 줄을 서 있어, 판매 종료 후에도 긴 대기 행렬이 이어졌다.

대통령 취임 기념 도장을 찍으려는 줄도 길게 늘어섰다. 수집가들은 준비해 온 브로마이드, 엽서, 취임 기념 책자 등에 도장을 찍느라 분주했다. 일부는 수십, 수백 장을 찍으며 혼선과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뒤쫓은 박찬대·음식 먹는 사진"…파격적인 우표 사진

이번 취임 기념 우표는 대통령의 다양한 일상을 담았다. 손을 흔드는 모습, 음식을 먹는 순간, 연설 뒷모습, 환하게 웃는 얼굴, 김혜경 여사와 함께한 장면 등이 포함됐다.

특히 자전거를 타는 대통령 뒤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달려가는 사진은 온라인에서 "귀엽다", "꾸러기 같다"는 반응과 함께 "카카오톡 이모티콘 같다"는 평까지 나왔다.


역대 대통령 기념 우표와 비교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어린 시절과 세월호 단식, 촛불집회 장면 등을 담고 김정숙 여사와 함께 손 흔드는 사진을 중앙에 배치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배우자 대신 대선 과정 사진과 반려견 토리 사진을 넣었으며,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은 태극기와 본인 사진을 중심에 배치했다.

앞서 지난 8월 18~19일 진행된 온라인 사전 예약에서는 기념 우표첩이 이틀 만에 매진됐다. 당시에는 1인 1부 제한이 있었고, 접속 폭주로 혼잡이 빚어졌다.

이번 발행 규모는 전지 22만 장(낱장 328만 장), 소형시트 45만 장, 기념 우표첩 5만 부다. 가격은 낱장·시트 430원, 기념 우표첩은 2만7000원으로, 전국 230여 개 총괄우체국과 인터넷우체국에서 판매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 기념 우표는 취임 당일인 2022년 5월 10일 발행돼 2주간 전국 182개 우체국에서 기념 도장이 사용됐다. 이번에는 내란 사태와 대통령 파면, 조기 대선 등 특수한 정치 상황 탓에 취임 100일 시점으로 발행이 미뤄졌다.
◇희소성 있는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중고 시세는 원가의 두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구매 인증샷이 잇따르고 있다. 중고 거래 시장에서는 이미 원가의 두 배 이상 시세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학생 김민규(26)는 "역대 대통령 우표는 거의 다 모았고 이번에도 사전 예약으로 두 세트를 확보했다"며 "팔면 원가의 두 배는 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발행량을 비교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초판 500만 장(우표첩 2만 부), 윤석열 전 대통령은 낱장 300만 장(우표첩 2만 부), 이재명 대통령은 낱장 328만 장(우표첩 5만 부)으로, 문 전 대통령보다 적고 윤 전 대통령보다는 많다.

대통령 기념 우표는 희소성이 높아 늘 인기가 뜨겁다. 문 전 대통령 시절 초판 우표첩은 매진돼 두 차례 추가 발행됐고, 중고 시장에서는 고가에 거래되기도 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더 나은 경제, 더 자주 소통, 더 큰 통합'을 주제로 내외신 기자 152명이 참석한 가운데 90분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0일 동안 '회복과 성장'을 목표로 추진해온 민생·경제 정책과 함께 'AI 3대 강국 달성' 등 미래 성장 전략을 설명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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