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쏟아붓는 정책금융…"민간 대출 공급 위축"

입력 2025-10-28 18:10   수정 2025-10-29 03:28

저소득·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저금리 정책대출을 과도하게 확대하면 민간의 신용 공급이 줄어 취약계층의 대출 접근성이 더욱 낮아진다는 지적이 민간 연구기관에서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고신용자의 금리를 높여서라도 저신용자 대상 정책대출 금리를 낮추라고 지시한 만큼 취약계층이 대출받기 더욱 어려워질 우려가 크다는 비판이 나온다.

28일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낸 보고서 ‘해외 서민금융 사례 및 시사점’에 따르면 최저신용자 대상 국내 정책서민금융상품(정책대출)의 금리는 저축은행과 비슷하고 대부업보다는 낮다. 신용평점 하위 10% 대상의 정책대출인 ‘최저신용자특례보증’이나 하위 20% 대상 ‘불법사금융예방대출’ 모두 금리가 연 15.9%인데, 저축은행의 평균 신용대출 금리가 지난해 연 15.3%라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정책서민금융상품의 금리가 민간에서 제시하는 금리에 비해 낮으면 그 차이만큼 금리 보조 효과가 발생한다”며 “금리 보조 효과가 지나치면 민간 금융사가 금리 경쟁력을 잃어 신용대출 공급을 축소하게 되고, 대출 접근성을 잃는 계층 폭이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연구위원은 국내 정책서민금융상품의 공급이 해외와 비교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무이자대출(NILs)을 공급한다. 다만 대출 용도가 의료비, 자연재해에 따른 주택 수리비 등으로 명확히 정해져 있다. 또 정부가 차주에게 자금을 직접 주지 않고 병원 등 서비스·상품 제공자에게 대금을 지급한다. 이에 지난해 호주의 NILs 공급액은 597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한국의 정책서민금융 공급액은 10조4000억원이다.

이 연구위원은 “호주와 일본은 정책서민금융상품의 금리가 민간보다 낮은데도 불구하고 한국에 비해 작은 규모로 필수 비용을 지원해 민간 금융시장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며 “한국도 지원 항목을 구체화하거나 소요 비용을 거래처에 직접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용 용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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