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바이오시밀러 승인 절차가 대폭 간소화될 전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기존에 요구하던 임상적 효능 시험 절차를 원칙적으로 면제하는 새로운 가이드라인 초안을 발표하면서다.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노리는 ‘K바이오’ 기업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29일(현지시간) FDA는 바이오시밀러 승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가이드라인 초안을 공개했다. 기존에 FDA로부터 바이오시밀러 승인을 받기 위해선 임상적 효능 시험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 했지만, 임상 데이터 등을 통해 오리지널 의약품과의 동등성을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면 별도의 대규모 임상 효능 시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가이드라인의 핵심이다.
FDA는 이번 가이드라인의 목표가 ‘불필요한 자원 낭비 방지’라고 명시했다.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효능 시험에 평균 1~3년의 기간과 2400만달러(약 350억원)의 추가 비용이 들지만 정작 민감도는 낮다는 게 FDA 측 설명이다. 절차를 간소화해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출시를 앞당겨 의약품 가격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의도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약품 약가 인하 정책을 구체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아직 초안 단계라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사실상 행정지침과 같은 효력을 갖는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개편은 트럼프 대통령의 약가 인하 지침을 구체화한 조치”라며 “그동안 복잡한 절차가 환자 접근성을 막아왔지만, 이제는 시장 경쟁이 확대되고 저렴한 치료 옵션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바이오시밀러 시장인 미국을 노리는 K바이오 기업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 현재 미국에 진출한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기업이 향후 임상 시험 기간과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어서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관세 불확실성을 안게 된 국내 기업에겐 희망적인 소식”이라며 “시간과 비용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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