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596.66
(45.60
1.00%)
코스닥
947.37
(0.02
0.00%)
버튼
가상화폐 시세 관련기사 보기
정보제공 : 빗썸 닫기

"콜센터, AI 때문에 사라질 직업 아냐…노란봉투법 때문에 존립 위기"

입력 2025-12-02 06:30   수정 2025-12-02 07:10


"10년 전부터 콜센터 상담사는 인공지능(AI)에 의해 가장 먼저 사라질 직업으로 꼽혔다. 하지만 현장에선 AI가 상담사를 구하기 힘든 '인력난'을 메워주고 있다. 5년 뒤 살아남은 상담사는 AI를 지휘하는 '컨설턴트'로서 현재보다 2배 이상의 연봉을 받게 될 것이다."

국내 최대 아웃소싱 회사인 KS한국고용정보의 손영득 회장은 AI 위협론에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단언했다. 그는 리쿠르팅 업계에서 신화적인 인물이다. 학사장교 동기회장 출신으로 동기들의 전역 후 일자리를 주선하다가 리쿠르팅 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제대 1년여 만인 1993년 국내 최초로 서울 코엑스에서 채용박람회를 주최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실직자 100만 일자리 찾기 캠페인을 이끌었다. 당시 구축한 실직자 데이터베이스(DB)는 국내 아웃소싱 산업의 기틀을 닦는 데 핵심 자원이 됐다.

그가 아웃소싱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건 카드사의 제안 때문이다. 당시 한 카드사가 1년간 콜센터 상담사 인력을 중개하던 그에게 콜센터 운영을 직접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KS한국고용정보의 소개를 받은 상담사들이 텔레마케팅에서 탁월한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카드 사태 이후 콜센터가 통합운영될 때도 KS한국고용정보는 텔레마케팅에서 26개 업체 중 1위를 차지하며 오히려 국내 대부분의 은행과 카드사로 고객사를 넓혔다.

그는 이미 10년 전에 AI에 주목하고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를 개발했다. 현재 20여개 중견·중소기업이 KS한국고용정보의 AICC인 C-하이브를 이용하고 있다. 단순 문의는 AI가 처리하고, 감정적 교감이 필요하거나 복잡한 문제는 숙련된 상담사가 해결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KS한국고용정보의 매출은 AI의 보급에도 지난해 2288억원으로 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8억원에서 52억원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 민주노총의 파업으로 일감이 사라져 문을 닫을 뻔 하기도 했던 그는 '그럼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KS한국고용정보가 고용 중인 인력은 6000명을 훌쩍 웃돈다. 그에게 AI 시대에 대비한 아웃소싱 업계의 전략과 '노랑봉투법'의 영향에 대해 물었다.

AI로 구인난 해결...상담사는 고객관리에 집중
▶모두가 AI로 인한 일자리 소멸을 걱정한다.
"오해다. 현재 콜센터 업계는 만성적인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상담 업무가 힘들다는 인식 때문에 젊은 층이 기피한다.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부족해 못 하는 일을 AI가 보완해주는 '하이브리드' 구조로 가고 있다. 단순 반복 업무는 AI에게 넘기고, 사람은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해야 산업이 산다. 결국 변화는 피할 수 없다. 1998년 IMF 때도 그랬고, 지금 AI 시대도 마찬가지다. 기술을 두려워하지 말고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상담사 연봉 2배'는 파격적인 주장인데 근거가 뭔가.
"업무의 본질이 바뀌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상담사가 고객 불만을 처리하는 '감정 노동자'였다면, 앞으로는 'CX(고객경험)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AI가 단순 업무 30~40%를 처리해 주면, 상담사는 충성 고객 관리나 난이도 높은 컨설팅에 집중하게 된다. 생산성과 전문성이 높아지면 5년 뒤 기존 상담사들의 급여는 최소 2배 이상 뛸 수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서도 고숙련 인재를 잡기 위해 그만한 대우를 해야 한다."

▶실제 AI 도입 성과는 어떤가.
"자체 개발한 AICC(인공지능 컨택센터) 플랫폼 'C-하이브'를 중소·중견기업 20여 곳에 공급했다. 대기업은 막대한 자본으로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지만, 중소기업은 그럴 여력이 없다. 우리는 한국형 콜센터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한다.

▶앞으로 AICC 수요가 늘어날 분야는 어딘가.
"24시간 상담, 복잡한 상품 설명 등이 필요한 금융·핀테크(BFSI)분야다. 이커머스도 반품·배송·구독 관리 등 실시간 문의가 많아, 채팅·메신저·SNS 연계 컨택센터 수요가 많이 늘고 있다.

헬스케어나 보험분야는 개인정보 보호, 진료·보험 안내 같은 상담 수요가 복잡해 전문 상담과 AI의 보조가 필요한 분야다. 공공기관과 지자체의 재난·장애 대응, 고령층 대상 서비스 등도 고객센터가 고민해야 하는 분야다.

단순 인력 공급형 콜센터는 줄어들 수 있지만, 데이터·AI·플랫폼·컨설팅을 결합한 고부가가치 CX 비즈니스는 오히려 신사업 기회가 많다."

▶내년 3월 의료관광 사업에도 진출한다.
"BPO로 쌓은 고객관리(CRM) 노하우를 'K뷰티'에 접목해볼 생각이다. 중국의 인력 전문기업 '잉그마 그룹'과 손잡고 한국 병원을 연결하는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기존 시장은 브로커 수수료가 40%에 달하고 가격이 불투명해 중국인들의 불신이 컸다.

우리는 수수료를 절반 이하로 낮추고 내국인과 동일한 진료비를 적용해 '투명성'으로 승부할 것이다. 방문 전 화상 상담부터 귀국 후 사후 관리까지 책임지는 토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노란봉투법은 콜센터 존립 위협
▶내년 3월 시행되는 노란봉투법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BPO 산업은 원청과 도급 계약을 맺는 구조다. 노란봉투법이 통과돼 하청 노조가 원청과 직접 교섭하게 되면, 원청 기업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아예 도급을 끊거나 AI 자동화로 급격히 전환할 것이다. 파업으로 원청에 손실이 발생해도 노조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면 아웃소싱 업체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실제로 우리가 과거 춘천 센터에서 강성 노조 활동으로 고객사가 이탈해 1000명이던 직원이 100명으로 줄어든 아픈 경험이 있다. 무리한 요구는 결국 일자리 자체를 소멸시킬 수 있다. 노사가 상생해야만 AI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춘천 센터 사건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달라.
"무리한 요구가 공멸로 이어진 뼈아픈 사례다. 2011년 강원도 측의 이전 요청으로 강원도 춘천시에 100억원 이상의 지원을 받아 본사와 콜센터를 차렸다. 인근 군부대 부사관과 장교 배우자, 지역 주민들이 주축으로 서울 센터 대비 생산성이 35%에 달할 정도로 실적이 우수했다.

그 지역에서 배우자들이 일할 곳은 식당이나 아르바이트 정도였다. 그 때 육군본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젊은 부사관과 장교 배우자를 우선 채용했다. 200명 중 절반 이상이 군인 가족이었다. 대표적인 지방 이전 우수 사례로 꼽히며 1000명까지 인원이 늘었다. 그런데 2016년말 민주노총 소속 조직원 1명이 고용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노조가 어떤 요구를 했나.
"노조는 임금 20% 인상과 감정노동 수당 10만 원 지급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 말에 전체 인원의 약 40~50%가 노조에 가입했다. 그리고 약 2년간 파업과 투쟁을 지속했다. BPO(업무 위탁) 산업의 수익 구조상 불가능한 요구였다. 1년 단위로 총액 계약을 맺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산업의 영업이익률은 통상 1%에서 최대 3% 수준으로 정해져 있다. 인건비를 20%나 올려줄 수 있는 여력이 전혀 없었다."

▶장기 파업의 결과는 어땠나.
"고객사가 이탈하며 대규모 일자리 소멸로 이어졌다. 콜센터는 매일 전화를 받아야 하는데 파업으로 업무가 마비되자, 계약 기간이 끝난 고객사들이 재계약을 하지 않고 다른 지역이나 업체로 물량을 빼버렸다. 일감이 사라지면서 인력은 100명 수준까지 급감했다. 일자리가 없어지자 조합원들도 자연스럽게 탈퇴하거나 회사를 떠났고, 노조 활동도 동력을 잃게 됐다."

▶회복한 건가.
"100명까지 떨어졌던 인원은 현재 다시 500명 수준으로 회복했다. 상생 없는 투쟁은 기업과 근로자 모두에게 피해를 준다. 우리의 노사관계는 많이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다. 2014년 카드 3사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 때도 카드 3사가 8개월간 영업정지를 했지만 우리는 적자를 감수하고 고용을 유지했다. 코로나 때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그런 노력을 직원들이 알아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란봉투법으로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본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