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50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퀸잇'을 운영하는 라포랩스가 데이터홈쇼핑 업체 SK스토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4050 여성층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는 퀸잇이 홈쇼핑 채널과 함께 운영되면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날 라포랩스는 SK텔레콤과 SK스토아 및 미디어S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라포랩스가 SK스토아와 미디어 S 지분 100%를 인수하는 구조다. 인수 금액은 약 1100억원으로 알려졌다. 미디어S는 케이블채널 '채널S'를 운영하는 SK브로드밴드의 자회사다.
라포랩스는 이번 인수를 위해 보유 현금성 자산 약 650억원과 벤처캐피털(VC) 투자금 약 700억원을 활용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 VC 투자 확약 금액은 540억원 규모로 전해졌다. VC 투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수 이후 추가적인 투자 유치나 금융 조달 방안도 상황에 따라 검토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라포랩스가 이번 인수로 4050세대 고객 데이터와 홈쇼핑 사업 역량을 결합한 멀티 커머스 전략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모바일앱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퀸잇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270만명으로 패션 e커머스 앱 중 4위를 기록하고 있다. 1~3위가 에이블리, 무신사, 지그재그 등 30대 이하를 겨냥한 점을 고려하면 4050 세대에선 퀸잇이 1위다.
퀸잇을 통해 확보한 4050 고객 데이터와 SK스토아의 축적된 상품기획(MD) 역량을 결합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하고, 히트 상품을 발굴해 매출 성장을 이어나간다는 전략이다. 모바일에서 인기가 높은 숏폼, 코디 콘텐츠 등 고객 선호도가 높은 콘텐츠를 확대하고, TV와 모바일을 연계한 동시 판매 구조를 구축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라포랩스는 인수 이후에도 SK스토아는 기존 법인을 유지하며 독립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홈쇼핑과 e커머스는 사업 구조와 운영 방식이 상이한 만큼, 기존 조직과 운영 체계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경영한다는 것이다. 구조조정 역시 내부적으로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포랩스 관계자는 "중소 셀러 판로 확대, 마케팅 및 콘텐츠 노하우 공유 등 시너지가 기대되는 영역을 중심으로 단계적인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국내 홈쇼핑 업계에서 인수합병(M&A)이 성사된 것은 2007년 롯데홈쇼핑(옛 우리홈쇼핑) 매각 이후 18년 만이다. 다만 본계약 이후에도 후속 절차는 남아있다. 라포랩스는 본계약 체결 후 30일 이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로 최다액출자자 변경 신청을 해야한다. 방미통위는 60일내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방미통위가 현재 출범 초기임을 고려하면 빨라도 내년 2~3월이 돼야 결과가 나올 것이란게 업계 관측이다.
방미통위 사업권 재승인이란 ‘허들’도 넘어야 한다. 데이터홈쇼핑 채널은 수수료율, 공적투자, 사업 이행실적 등을 5년 주기로 평가받아 재승인 절차를 거친다. SK스토아의 차기 심사기한은 내년 4월이다. 시장에선 대주주 변경이 재승인 심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