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부동산 개발시장은 고금리, 공사비 인플레이션, 지방 부동산의 침체 등의 사정이 맞물려 PF 부실화라는 난관을 헤쳐나가고 있다. 다수 시행사는 만기 연장으로 버티는 방법을 택했으나 턱없이 커지는 금융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한계에 다다르면서, 부실 사업장의 경·공매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 개발시장의 당사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손실을 피할 수 없다면 이를 합리적으로 분배할 수 있도록 최선의 방어방법을 냉철하게 파악하여 대비하는 자세일 것이다.대주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대출금 순위를 파악하고 이를 얼마나 회수할 수 있을 것인지를 파악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업장 매각시 선순위 대주는 매각 금액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며 이를 행사하여 원금을 회수하지만, 후순위 대주는 이러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높은 비율로 대출금 회수에 실패하게 된다. 다만, 각 사업장별로 체결된 대출약정 및 신탁계약에 의해 의사결정 방식과 채무충당 방식이 달리 설정된 경우도 있으므로, 계약서를 면밀히 파악하여 의사결정 사안과 사안별 결정방식, 나아가 절차적 요건 또한 사전에 숙지하고 해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
한편, 대다수의 사업장은 시공사가 신용보강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시공사의 입장에서는 책임준공확약과 미이행시 부담하는 의무의 내용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미이행시 시공사가 부담하는 의무의 내용은 원칙적으로 피담보채무에 대한 신용보강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채무인수, 대위변제, 자금보충, 손해배상 등 그 이름만큼 세부적인 내용에서도 차이가 있다. 해당 의무의 내용 또한 대출약정서와 담보계약서에 상세히 기재되어 있을 것이어서, 자신의 의무가 현실화되기 전에 계약서를 자세히 살피고 이를 해석할 수 있는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미리 얻는 것이 중요하다.
책임준공확약은 시행사의 부도, 공사비 미지급, 천재지변 등 어떠한 사유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기간 내에 공사를 완료하고 사용승인을 득하겠다는 시공사의 약속인바, 이를 해석함에 있어 시공사와 대주간 다툼이 있어 왔다. 이에 대하여, 책임준공기간을 도과하여 시공사가 채무인수를 하게 된 사안에서, 시공사는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수급 차질, 화물연대 파업 등을 이유로 책임준공기한의 연장을 주장하였으나, 위와 같은 사유들은 책임준공을 회피할 수 있는 ‘불가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판단이 있었다(2024카합20757). 법원은, 시공사는 전문 건설업자로서 계약 체결시 향후 발생할 시장 변동성을 충분히 예측하고 대비해야 할 의무가 있고,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도 물리적 공사수행이 불가능한 수준이 아니라면 책임준공의무는 유지된다고 하였다. 이 판결은 그 동안 책임준공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막연한 구속력을 인지하고 있던 시공사와 대주들에게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주었다.
근래 법원은 책임준공확약의 의미를 엄격히 해석하고, 미이행시 지급하여야 하는 금원의 신용보강적 성격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한, 시공사가 대주에게 제출한 유치권 포기각서에 대해서도 법원은 대주 뿐만 아니라 제3자에 대한 대세적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을 사전에 확인하여, 대주는 시공사의 신용보강으로 어느 범위까지 자신의 채권을 보전받을 수 있을지, 시공사는 자신의 확약이 어느 범위까지 유효하다고 보아야 할지, 각자 계약서를 미리 파악하여 세밀한 법리를 검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법무법인 위온 파트너변호사 박순영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