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 작전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가 28일(현지 시간) "아메리카급 강습상륙함인 USS 트리폴리함이 27일 관할 구역에 도착했다"며 "약 3500명의 미 해병대와 해군, 수송기, 전투기, 상륙 작전 및 전술자산으로 구성됐다"고 발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전쟁부(국방부)가 수 주 간의 이란 내 지상 작전을 준비중"이라고 보도했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트리폴리함에 탑승해 중동에 도착한 미군의 핵심 전력은 일본 오키나와를 주둔지로 둔 미 31해병원정대 소속 해병 약 2200명이다. 31해병원정대는 미 해병대의 최전방 신속 배치 부대다. 스스로에 대해 "항공, 지상, 지원 자산을 결합한 해병항공지상작전부대(MAGTF)로 편성돼있다"며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이 위협받을 때, 즉각적인 위기 대응이 필요한 비전투 상황에서 광범위한 대응 옵션을 제공했다"고 설명한다.

한국과 인연도 있다. 31해병원정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부대는 2014년 4월16일 대한민국 남서부 해안 진도 인근에서 침몰한 세월호의 해상 수색 및 구조 작전을 지원했다. 당시 31해병원정대가 타고 있던 구축함 본험 리차드호는 MH-60 시호크 헬기와 해병대의 MV-22 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를 동원해 세월호 사고 현장으로부터 5∼15해리(1해리는 1851m) 해역에 대한 탐색구조 작업을 했다.
중동에선 어떤 역할을 할까. 31해병원정대 상륙부대는 보병대대(4해병연대 3대대)를 기반으로 포병, 상륙돌격장갑차, 전투공병, 대전차 소대, 경장갑차 등의 지원을 받는다. 항공지원대도 있다.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B 라이트닝 분대와 헬기, 수송기를 갖추고 있다.
WSJ는 이날 "31해병원정대는 다양한 군사 옵션을 제공한다"며 "우선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인근 섬(케슘, 아부무사, 대툰브, 소툰브, 시리) 점령에 투입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군이 아부무사 등의 섬을 군사요새화하고 있는만큼 점령을 위해선 최정예 해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란 석유 수출의 심장으로 불리는 하르그섬 점령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 동맹국 원유 수송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때 호위 역할에 투입될 수도 있다.
다른 증원 전력도 중동을 향해 이동 중이다. WSJ는 "캘리포니아 주둔지에서 11해병원정대(약 2000명)가 중동으로 이동 중이고 공중 강습(낙하산) 부대인 82공수사단(약 3000명)도 투입된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27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지상군 없이도 모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점령 등의 작전에 나설 경우 작지 않은 피해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NYT는 "혁명수비대 함대는 다수의 고속정이나 무인 선박과 같이 표적이 되기 어려운 경량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엄폐된 지상 기지에서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예멘의 친이란 후티 반군은 이날 이스라엘에 미사일 공격을 시작하며 참전했다. 후티가 호르무즈해협 못지않은 글로벌 에너지 운송의 혈맥으로 불리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에 나서면 글로벌 시장에 '쇼크'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원유 물동량은 2023년 하루 평균 930만배럴로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12%를 차지했다. WSJ는 이날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봉쇄되면 석유 시장은 더욱 심각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공급량을 줄여 가격 상승을 불러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사우디아라비아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해 아시아로 원유를 수출하는데, 후티 반군의 봉쇄가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이란 얘기다. 일각에선 사우디아라비아의 본격 참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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