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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핵협상 '기본 원칙' 마련…"3년간 농축 중단"

입력 2026-02-18 17:32   수정 2026-02-19 01:31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미국과 이란이 핵 협상에서 최종 합의의 토대가 될 기본 원칙에 잠정 합의했다. 협상 시작 직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는 등 군사 긴장이 고조됐지만, 협상 진전 소식에 시장 불안은 다소 완화되는 분위기다. 다만 핵심 쟁점을 둘러싸고 양국 견해차가 여전한 상황이라 최종 협상 타결까지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美·이란 ‘기본 원칙’ 잠정 합의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양국 대표단은 17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 주재 오만 대사관 관저에서 약 3시간30분간 이란 핵 프로그램을 놓고 간접 협상을 했다. 지난 6일 오만에서 협상을 재개한 지 11일 만이다. 이날 협상에는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을 비롯한 이란 대표단과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 미국 측 인사가 참석했다. 양측은 오만 중재단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는 ‘간접 방식’으로 협상했다.

아락치 장관은 협상 종료 후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시됐고, 이를 진지하게 논의한 끝에 여러 지침 원칙에 대한 전반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합의의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최장 3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제3국으로 이전하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그 대가로 이란은 미국이 금융·은행 제재를 해제하고, 자국 석유 판매에 대한 금수 조치를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 원칙을 토대로 잠재적 합의 초안 마련에 착수할 것이라면서도 “이것이 반드시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차기 협상 일정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각국이 합의문 초안을 마련해 교환한 뒤 3차 협상 일정을 정할 것이라며, 다음 회담은 더 어렵고 세부적인 논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측도 협상이 대체로 잘 이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입장을 내놨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협상이 “어떤 면에서는 잘 진행됐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몇 가지 ‘레드라인’을 설정했는데, 이란이 이를 인정하고 해결해나갈 의지가 없다는 점은 매우 분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옵션을 통해서든, 다른 옵션을 통해서든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도록 하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군사 행동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협상장 밖에선 긴장 최고조
이번 협상은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군사력을 강화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실사격 훈련을 개시하는 등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이뤄졌다. 이날 협상이 시작된 직후 이란 국영TV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군사 훈련 일환으로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일정 시간 봉쇄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통신은 이란 본토와 해안, 인근 섬 등지에서 발사된 다수 미사일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군의 군사 압박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해석된다. 미군은 핵 협상을 앞두고 중동 인근 해역에 군함을 근접 배치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15일 니미츠급 미국 핵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이란에서 700㎞, 오만 해안에서 240㎞ 떨어진 아라비아해 해역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이 트럼프 대통령의 명령이 내려지면 수주간 대이란 작전을 전개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협상에 앞서 양측 정상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17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이란을 파괴하지 못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최근 연설에서 47년간 미국이 이란을 파괴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고 했다”며 “당신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이란 정권 교체를 두고 “일어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협상이 진전됐다는 소식에 한때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감은 다소 완화됐다. 유가에 반영된 중동 지역의 위험 프리미엄도 약해지며 이날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17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0.56달러(0.89%) 내린 배럴당 62.3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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